도서상세보기

도서명 소박한 성소
저자 편집부
출판사 열화당(반품불가,일원화,동랑서원
출판일 2020-03-20
정가 35,000원
ISBN 9788930106696
수량
작가의 말 / 강건
마음 깊은 곳에서 만나는 신당 이야기 / 하순애
A Summary

사진

신당 사진 설명
어휘풀이
신당 배치도
제주 사람들의 정신적 의지처

제주 신당의 역사는 곧 마을의 역사이다. 한라산 자락을 타고 형성된 마을, 해안을 따라 자리한 마을 등 각 마을에는 모듬살이를 기원하고 사람들의 애환을 보듬는 신당이 있어 왔다. 전통사회에서 ‘마을’은 단순히 한데 모여 사는 장소를 넘어 생활 공동체이자 신앙 공동체로서 역할했다. 그 안에서 신당은 마을의 지연 공동체적 성격을 유지 및 재생산하는 중요한 기제였다. 제주에서는 ‘일만팔천 신의 땅’이라는 말이 회자되곤 하는데 여기에는 신들이 실제로 존재하고 각 신들의 기능대로 세상만사가 운행된다는 믿음이 깃들어 있다. 제주 사람들은 척박한 조건 속에서 억척스럽게 삶을 지켜내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초자연적인 힘에 의존하는 강한 종교성으로 수많은 당을 존속해 온 것이다.
제주 사람들과 신당의 특별한 관계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들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1702년 이형상 제주 목사(牧使와 1901년 천주교 세력에 의해 많은 신당이 파괴되었으며, 일제강점기에도 파괴는 이어졌다. 더욱이 1945년 해방 이후 근대화 과정에서 무속신앙은 미신으로 간주되었고 미신타파운동이라는 미명 하에 매우 폭력적인 방식으로 탄압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 신당은 현재 350여 곳 현존하며, 점차 사라져 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마을에서 신앙 공간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태어나고 자란 ‘태생마을’을 떠나기 마련이지만, 제일이 되면 찾아가 정성을 들인다. 여의치 않을 때에는 거주지 부근에 가짓당〔‘가지를 갈라 온 당’이란 뜻으로, 태생마을의 당신(堂神을 모신다〕을 마련해 제를 올린다.
강건은 「작가의 말」에서 “신당은 내일로 나아가기 위해 어제의 삶을 돌아보는 성찰의 공간이며, 거친 삶을 소중히 여기고 긍정하는 태도의 바탕”임을 이야기한다. “신당을 만든 건 사람들이지만, 결국 그 신당이 사람들의 삶을 품는다”는 것이다. 제주 출신도 아닌 그가 수년 간 ‘신들의 집’에 이끌려 걸음한 이유도 그 안온성 때문이 아닐까.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