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_ 1997년과 2002년의 서울광장 6
1부 시민이 만든 도시
01 서울광장을 지켜낸 시민들
02 횡단보도가 놓이고, 보도턱이 낮아지기까지
03 그들은 왜 자동차로부터 마을을 지켜내려 했을까?
04 여기서 벼룩시장을 열면 안 되나요?
05 ‘거리’ 가꾸기에서 ‘사회’로 퍼져나간 상인운동
06 근대건축물, 철거에서 보존과 활용으로
07 장소성을 지키다
08 벽화마을의 탄생. 그려진 벽화, 지워진 벽화
09 확산되는 주민 참여
10 어느 날 도시 한복판에 땅이 생긴다면?
2부
2부 시민의 움직임을 가로막는 것들
11 주민참여의 제도화와 과노동 사회
12 때로는 독이 되는 행정의 지나친 친절
13 돈으로 해결하기
14 배제로 해결하기
에필로그_ 우리는 어떤 도시에 살고 싶을까?
주
참고문헌
우리 도시에 더 많은 도로와 주차장이 필요할까?
배다리마을을 지켜내려 한 시민들
배다리마을을 관통하는 도로가 뚫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천 시민들은 배다리마을 지키기 운동을 전개했다. 2006년 배다리마을 지키기 운동이 시작되었는데, 시와의 협상이 난항을 겪던 2017년 10월에는 배다리관통도로 전면 취소를 요구하며 농성 천막이 세워지기도 했다. 자신들의 이해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배다리관통도로를 저지하려 했던 이유는, 배다리마을이 그만큼 소중한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역사가 있었고 시민들이 공유한 추억이 있었다. 배다리관통도로를 저지하려고 시민들의 운동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여러 단체와 예술가들이 배다리마을에 자리를 잡으면서 배다리마을은 또 다른 장소성을 획득하게 되었다. 인천시에서는 그곳에 도로를 건설하기 위한 시도를 끊임없이 해왔는데, 이 책에서는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도로가 시의 역사와 시민들의 추억보다 중요한가? 자동차가 주는 편의를 누리기 위해서 우리가 희생하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자동차, 자가용을 편리하게 이용하고 그 덕에 많은 혜택을 보지만, 정작 본인이 생활하는 공간에 자동차가 많은 것을 불편해한다. 요새 지어지는 대부분의 아파트는 ‘차 없는 아파트’인데, 이런 곳에는 주차장이 지하에 있어서 보행로에는 자동차가 보이지 않는다. 그 대신 자동차가 다녔던 공간에는 공원이 들어서고 각종 편의시설이 생겨났다. 아파트가 거주민들에게 쾌적하고 편리한 생활환경을 제공할 동안, 일반 다세대 주택 주거 지역이나 빌라촌에서는 주차난으로 한바탕 난리를 겪고 전반적인 주거환경도 더 나빠졌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더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아파트에 들어가서 살고 싶어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파트 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
자동차에 자리를 빼앗길수록 보행환경과 주거환경이 갈수록 나빠지는 상황이고, 도시에서는 더 많은 땅을 주차장과 도로에 내어주려는 쪽과 그것을 막으려는 쪽 사이에 갈등이 생겨난다. 도로나 주차장을 하나 더 짓느냐 마느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