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주들이 원하는 것들
과거에는 기술이 일부 직장인을 일터에서 내쫓았을 때에도 경제가 새로운 직종을 만들어냈다. 쫓겨난 사람들은 가외의 교육과 훈련을 받고, 자신이 잃은 지위에 필요했던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지식을 습득함으로써 새로운 직종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똑똑한 기계를 일터에 도입함에 따라 지식과 노동 시장의 가치 간 상관관계가 달라지고 있다. 금융이나 법률 같은 지식 경제 분야는 지적 작업을 수행하는 기계의 영향력을 실감하고 있다. 과거에는 유급 고용 형태이던 직종의 일부가 임시직 경제로 넘어가고 있다. 한마디로 디지털 시대에는 심지어 적잖은 급료를 받는 번듯한 직종조차 결코 안전하지 않다.
컴퓨터·소프트웨어·알고리즘이 이끌어가는 세상에서 하이테크 분야의 숙련된 경력자뿐 아니라 대학에서 그와 관련한 과목을 전공한 학생은 직업을 얻기에 훨씬 유리하다. 그렇다면 그러한 기술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경제적으로 열등한 미래를 맞이하게 될까? 꼭 그렇지는 않다. 2016년 실시한 고용주 대상 조사에 따르면, 대학 졸업자에게서 가장 바람직한 것으로 꼽히는 기술은 ‘리더십’과 ‘협업 능력’이라고 한다. 이것은 실제 세계에서 다른 사람들과 상호 작용함으로써 습득하는 사회적 기술인 데다 자동화의 피해도 입지 않을 것이다. 신기하게도 이 조사에서는 기술적 능력이 업무 윤리나 주도성보다 아래에 놓였다.
어쨌든 자동화는 수많은 산업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테크놀로지 관련 기술의 가치는 비단 하이테크 같은 분명한 부문뿐 아니라 금융 및 광고 같은 분야에서조차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만약 천부적 코딩 능력을 갖춘 사람이나 수학·공학 분야에 정통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노동 시장에서 환영받는 존재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 결과를 짐작케 하는 예는 정교하고 비판적 사고를 점점 더 촉구함으로써 자동화의 파고에 대처하는 법률 부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 고차원의 비판적 사고는 회계 법인, 제약 회사, 구글 등 주도적 첨단 기술 기업에서 일할 때 중요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