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반전과 유머, 책읽기의 즐거움이 한가득!
셰피가 일인자 자리를 뺏길까 봐 사방에 영역 표시를 하며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우습다 못해 눈물겹다. 이런 셰피의 모습은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었던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이런 공감대는 독자들로 하여금 자연스레 감정을 이입하게 한다. 단순한 플롯과 간결한 문체는 아이들의 호흡을 돕고 있으며, 경쾌하고 재미있는 심리 묘사들은 아이들이 책읽기에 빠져들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대장은 나야]는 개들 특유의 몸짓언어뿐 아니라 심리까지 완벽하게 담아내고 있다.
‘셰피는 몸을 동그랗게 말았다. 꼬리를 뒷다리 사이에 찰싹 붙였다.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자기 스스로 그 말을 입 밖에 낼 수 있도록 용기를 내야 했다.’
-본문 중에서
자기중심적인 셰피가 새로운 친구를 받아들이며 한 뼘 성장하는 과정은 시각 장애 소녀 엠마가 장애를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과정과 맞물리면서 신선한 긴장감과 재미를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작품 안에 여러 복선과 상상 못할 반전 등 문학적인 장치들을 풍부하게 마련해 두어 책읽기의 즐거움을 한가득 꾸려 놓았다.
한편 마르틴 반 더 린덴의 삽화는 발랄한 행동 묘사와 섬세한 심리 묘사의 절묘한 하모니라 할 수 있다. 간결한 문체와 어울리는 단도의 간결한 그림은 작품의 진지한 주제만큼이나 진지하고 섬세한 감정을 담고 있어 작품과 한 몸을 이루고 있다.
독특한 시선으로 보여 주는 ‘시각 장애인과 안내견’의 삶
다른 많은 작품들이 안내견과 주인의 우정을 그리고 있는 반면, [대장은 나야]는 ‘일반 애완견’이라는 독특한 시선으로 시각 장애인과 안내견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의도적으로 묵직한 주제를 드러내거나 굳이 작가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등장인물에 자신을 투영하고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것이 이 작품의 큰 특징이다.
고대 동굴벽화에서도 안내견으로 추정되는 그림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고려사>에도 어느 눈먼 아이가 부모를 여의고 ‘백구’라는 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