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광주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마영신의 『아무리 얘기해도』는 2020년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시작한다.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주인공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위에 참여했던 사람이 북한 특수부대 출신이라는 거짓주장을 담은 사진―이른바 ‘광수 사진’―을 접하고 이를 친구들과 돌려 보다가 담임선생에게 꾸지람을 듣는다. 문제의식을 느낀 담임선생은 수업시간에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당시 투입되었던 계엄군이 저지른 잔혹한 만행, 그리고 지금까지도 학살을 둘러싼 진실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는 문제점 등을 조목조목 설명하지만 하품을 하며 듣는 주인공의 생각은 바뀌지 않는다. 광주의 시민군이 북한 군인과 닮았다는 가짜뉴스를 전파하는 스스로보다는 자신을 ‘일베’로 오해하는 선생이나 친구가 문제라고 생각하며, 비뚤어진 역사 인식을 점점 더 굳혀간다. 작품은 1980년과 2020년을 오가며 당시 광주의 잔혹한 진실과 현재의 냉혹한 무관심을 대비시킨다. ‘아무리 얘기해도’ 귀를 닫고 보고 싶은 것만 보면서 멋대로 허상을 키워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독자에게 혐오감과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스스로도 가짜뉴스에 현혹되어 진실을 외면한 적은 없는지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아무리 얘기해도 듣지 않는 이들에게 던지는
불편한 질문
『아무리 얘기해도』는 5·18민주화운동을 다루되 과거를 재현하는 데 그치기보다는 5·18을 왜곡·폄훼하려는 극우세력과 이들이 퍼뜨리는 가짜뉴스의 문제를 함께 고발한다. 현재 어떤 세력에 의해 5·18민주화운동이 왜곡되고 있으며, 이러한 행태가 왜 반복되는지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주인공 학생의 비뚤어진 생각은 광주의 진실이 제대로 역사화되지 않으면 어떻게 왜곡되어 확산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일베’ 또는 그 동조자라는 극단적인 예로 제시되지만 우리들 역시 진실을 가리려는 세력의 모략에 감염될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터무니없는 가짜뉴스가 정정되지 않는 현재의 세태는 40년 전 계엄군이 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