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가족으로 만드는 건 뭘까?
닮을 수도, 전혀 다를 수도 있어.
엄마와 아빠가 둘씩일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지.
한집에 살기도 하지만 따로 살거나 멀리 있다고 가족이 아니진 않아.
가끔 싸우기도 하고 다신 안 볼 것처럼 밉다가도
안 보이면 궁금하고 보고 싶고
생각하면 그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가족’
“남들 다 갖고 있는 그런 가족이 갖고 싶을 뿐이었다.” _ 「완벽한 가족」
아빠가 장관이고, 엄마가 학장이면 뭐 한담? 쇼윈도 부부로 살아가는 부모 사이에서 도연은 하루하루가 숨이 막힌다. 그래도 ‘전생부터 가족’ 단톡방이 있어서 다행이다. 그곳에는 사소한 것도 살뜰히 챙기는 엄마, 딸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아빠, 재치 넘치는 오빠까지 있으니까! 그런데, 이 가족놀이, 사뭇 위험하고 위태위태하다. “가족이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겠냐.” 따뜻한 가정의 품이 그리웠던 소녀가 품은 ‘가족에 대한 환상’이 처절하게 무너질 때 독자들은 비로소 가족에 대한 의미를 곱씹어 보게 된다.
“내가 이 이름을 지켜 낼 거다,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_ 「너의 이름」
“박진이!”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를 때마다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 국경을 넘는 동안 늘 되뇌었던 그 이름, 그만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다시 일어나게 하는 그 이름! ‘진이’라는 흔하게 느껴질 법한 이름을 통해 작가는 가족의 범위를 넓혀 보자고 말하는 것 같다. 우리가 ‘이름을 불러 주며’ 매일 만나는 사람들을 떠올려 보라고. 어쩌면 그들이 피붙이 하나 없는 곳에서 살아가는 누군가를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될지도 모른다고.
“애들은 날 보고 백돼지라고 놀리는데 뭐가 예뻐?” _ 「문제아의 탄생」
무책임한 쪽지 한 장 남기고, 아빠가 사라졌다. 성황리에 영업 중이던 만리장성은 주방장인 아빠의 가출로 임시 휴업에 들어갔고, 엄마는 눈물 바람으로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는 중. 자장면 재벌을 꿈꾸는 만리장성의 후계자 ‘준식’은 우연히 아빠가 수상한 남자와 주고받은 메일을 보게 된다. ‘비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