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 ― 로마 제국의 영광과 사악함 | 제롬의 「아래로 내린 엄지」
2 ― 사람의 모습을 한 ‘운명’ | 벨리니의 「절호의 기회」, 뒤러의 「네메시스」
3 ―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 뭉크의 「절규」
4 ― 새벽의 황제 | 다비드의 「서재에 있는 나폴레옹 1세」
5 ― 수수께끼를 푼 끝에 | 모로의 「오이디푸스와 스핑크스」, 슈투크의 「스핑크스의 입맞춤」
6 ― 알렉산더 대왕, 이렇게 싸웠다 | 알트도르퍼의 「알렉산더 대왕의 전투」
7 ― 풍경화의 탄생 | 호베마의 「미델하르니스의 가로수길」
8 ― 사고인가, 숙명인가 | 브라우네르의 「자화상」과 「매혹」
9 ― 크리놀린의 여왕 | 빈터할터의 「외제니 황후」
10 ― 독일 제국 탄생의 길 | 멘첼의 「전선으로 출발하는 빌헬름 1세」
11 ― 사랑할 때와 죽을 때 | 앵그르의 「파올로와 프란체스카」, 셰퍼의 「파올로와 프란체스카」
12 ― 로코코식 몰락 과정 | 호가스의 「당대 결혼 풍속도 1~6」
13 ― 고향에서 객사할 바에야 | 브라운의 「영국에서의 마지막 날」
14 ― 소년은 숲에서 사라졌다 | 워터하우스의 「힐라스와 님프」
15 ― 성흔의 순간 | 막스의 「안나 카타리나 에머리히」, 조토의 「성 프란체스코」
16 ― 베수비오 화산의 대폭발 | 브률로프의 「폼페이 최후의 날」, 쇼팽의 「폼페이 최후의 날」
17 ― 느끼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어 | 르누아르의 「샤르팡티에 부인과 아이들」
옮긴이의 글
도판 목록
국가의 장래를 결정지은 영웅의 선택,
역사의 흐름을 한순간에 뒤바꿔 놓은 결전의 현장,
거대한 자연 재해에 맞선 인간의 운명……
23점의 서양 회화 속에 감추어진 역사 속 운명의 드라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명’이라 하면 인간의 어떤 의지나 선택으로 바꿀 수 없고 모든 일이 그렇게 진행되도록 미리 결정되어 있는 것을 떠올린다. 말하자면 숙명처럼 필연적인 법칙 또는 초월적인 질서에 의해 이미 정해진 것으로 이해한다. 그래서 ‘운명의 굴레’라거나 ‘운명의 소용돌이’ 같은 표현으로 인간은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빗대어 말한다. 하지만 인류의 오랜 역사가 남긴 수많은 이야기들이 증명해 왔듯 인간은 운명에 맞서 싸우기도 하고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운명의 결전, 운명의 만남, 운명의 사랑, 운명의 선택, 운명의 사건…… 이처럼 운명은 인간의 다양한 인생사를 포괄할 수 있는 말인 동시에, 무엇이든 운명이라는 수식이 붙으면 극적인 긴장감을 가질 수 있게 한다. 『운명의 그림』에서 나카노 교코가 주목한 것은 바로 이러한 운명의 다양한 본질, 그리고 인간이 운명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에 관한 이야기다. 영웅의 선택, 국가의 장래, 역사의 갈림길, 자연 재해의 결과 등 저자는 운명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23점의 주요 그림을 통해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운명의 그림』은 로마 제국 검투사의 숨 막히는 결투 장면을 다룬 장 레옹 제롬(Jean-Leon Gerome의 「아래로 내린 엄지(Pollice Verso」를 시작으로 운명에 관한 이야기의 첫 문을 연다. 이 그림은 황제의 손가락 하나로 검투사의 운명이 결정되는 순간을 그린 작품으로, 영화감독 리들리 스콧은 이 그림을 보고 영화를 제작하기로 결심했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영화 「글래디에이터」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해 다양한 부문의 상을 휩쓸며 대성공을 거두었다. 검투사의 운명적 장면을 담은 그림이 블록버스터 영화를 탄생시키는 데 운명적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절묘하게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