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프롤로그 두 형제, 두 인생
CHAPTER 1 도착
CHAPTER 2 담장으로 둘러싸인 정원
CHAPTER 3 요양원에서의 생활
CHAPTER 4 정신병 의사
CHAPTER 5 밀밭
CHAPTER 6 별
CHAPTER 7 담장 너머
CHAPTER 8 올리브나무 숲
CHAPTER 9 사이프러스
CHAPTER 10 함께 여행하는 이들
CHAPTER 11 발작
CHAPTER 12 거울에 비친 모습
CHAPTER 13 색채 입히기
CHAPTER 14 북부의 기억
CHAPTER 15 아몬드꽃
CHAPTER 16 고독한 사람
후기 I 반 고흐가 떠난 후 요양원
후기 II 러시아에 갇히다
반 고흐의 발자취를 따라서
반 고흐 생폴 시기 주요 연보
주
감사의 말
옮긴이 후기
참고문헌
찾아보기
이미지 크레디트
고독하고 외로웠던 요양원 시절,
그 절망 속에서 길어올린 빛의 세계
책은 1889년 4월 테오와 요하나 봉어르의 결혼 소식으로 시작한다. 한해 전 아를에서 극심한 고통을 겪은 빈센트가 예술가로서 새로운 삶을 찾고자 한 남쪽의 스튜디오를 정리하고 자발적으로 정신 요양원에 입원하기로 결심한 바로 그 시점이다.
반 고흐가 입원을 하게 된 곳은 아를에서 불과 15킬로미터 떨어진 생레미 인근 생폴드모졸이라는 사립 요양원이었다. 그곳은 다른 공립 요양원과 달리 환자 수가 적었고, 비교적 자율적인 생활환경을 제공했으며, 담장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곳이었다. 반 고흐는 아를의 사제 살 목사와 함께 1889년 5월 8일 길을 나섰고, 입원 수속을 마친 후 병실을 배정받고 짐을 풀었다. 비록 창살이 시야를 막는 작은 창이었지만, 그 아래 펼쳐지는 초록 밀밭과 근사하게 자란 나무들이 마음에 평온함을 안겨주었다.
생폴에서 지낸 1년 동안 반 고흐의 예술에 주목할 만한 발전이 있었다. 아를 시기의 생동감 넘치던 색채가 차분하게 가라앉지만, 붓질은 더욱 힘차져 그만의 독특한 소용돌이치는 물결 같은 선들이 이 시기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반 고흐는 의심의 여지없이 예술을 향한 열정을 통해 요양원 생활을 견뎠다. 작품에 열중함으로써 치욕적인 일상에서 벗어나 목적의식을 가지고 역경을 참아낸 것이다. 정신질환이 심해짐에 따라 작품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으리라 추측하는 이들도 있고, 실제로 전혀 그림을 그리지 못했던 기간도 분명 몇 주간 있었다. 그러나 남아 있는 작품 중에 정신 불안의 증거를 감지할 수 있는 그림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생폴에서 지낸 시간 대부분 동안 그는 명징하고 차분한 상태를 유지했다. 그가 대단히 생산적이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소실된 작품 10~20여 점을 제외하더라도 150점이 넘는 그림이 현재에도 남아 있는데, 이는 이틀에 한 점 꼴로 그려야 가능한 경이로운 작품 양이다. 반 고흐의 작품 가운데 걸작으로 꼽히는 「아이리스」「별이 빛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