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펴내며
서장│120년 전, 한양에서 어쩌다 마주쳤을 서양인
1부 개항기_1876~1904년
01 외교 고문 묄렌도르프와 선교사 앨런도 미술 컬렉터였다
구미 박물관은 왜 묄렌도르프와 앨런에게 수집을 부탁했을까|개항기에 서양인에 의해 재발견된 풍속화 ‘수출화’|일본인보다 먼저 고려자기에 눈뜬 서양인들|개항장에 서화 점포가 들어서다
02 청나라와의 교류_‘기명절지화’에 담긴 중인 부유층의 욕망
상하이의 감각적 미술을 받아들이다|떠오르는 중인 부유층, 미술시장 흐름을 바꾸다
03 민화를 사러 지전에 가다
2부 일제 ‘문화통치’ 이전_1905~1919년
04 이토 히로부미와 데라우치 마사타케, 고려청자 대 조선서화
이토 히로부미의 고려청자 ‘사랑’|데라우치 마사타케와 조선시대 서화
05 이왕가박물관과 일본인 상인 커넥션_그들만의 리그
최초의 일본인 고려청자 골동상 곤도 사고로|일본이 이식한 고미술품 시장|이왕가박물관과 ‘미술 정치’|한국인 고려자기 골동상 이창호와 쏟아진 한국인 골동상|이왕가박물관과 일본인 골동상의 커넥션|조선서화 시장까지 진출한 일본인 골동상
06 조선총독부박물관의 ‘동양주의’ 선전_중국 불상 구입
07 화랑의 전신 ‘서화관’과 한국판 사설 아카데미 ‘화숙’
화랑의 맹아, 서화관|사설 아카데미, 화숙
3부 ‘문화통치’ 시대_1920년대
08 고려청자의 대체재, 조선백자의 ‘발견’
09 ‘경성의 크리스티’ 경성미술구락부
설립 배경|운영 방식
10 전람회 시대의 개막
봇물 터진 각종 민?관 전람회|과도기적 성격|외국인 미술품 유통 공간
11 서양화 전시회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1920~1940년대: 서양화 가격의 변화|동양화와 가격 추이 비교|누가 서양화를 사들였을까|서양화의 인기가 동양화를 누르다|미술품, 가격으로 거래되다
4부 모던의 시대_1930년대~해방 이전
12 미술품, 투자 대상이 되다
13 무르익는 재판매시장
경성미술구락부|조선미술관
14 한국인, 마침내 고려
우리나라 근대적 형태의 미술시장, 태동에서 완성까지
‘시장’은 ‘여러 가지 상품을 사고파는 일정한 장소’이기도 하지만 ‘상품으로서의 재화와 서비스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추상적인 영역’을 지칭하기도 한다. 미술시장은 미술품이라는 구체적인 재화, 미술품 제작이라는 구체적인 서비스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영역으로서의 의미가 강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근대적 의미의 미술시장이 출현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미술시장의 탄생―광통교 서화사에서 백화점 갤러리까지》는 우리나라에서 근대적 형태의 미술시장이 언제 태동해서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완성되었는지 그 답을 찾는 책이다. 미술시장 및 제도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면서 비평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손영옥(국민일보 미술?문화재전문기자은 한국 미술시장이 전근대적 성격을 벗어나 근대적인 자본주의적 생산 방식으로 이행한 시점을 개항기라 보고 한국 근대 미술시장 형성사의 첫머리를 개항기에서 시작한다. 지금은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고미술품으로 인정받는 ‘미술로서의 고려청자의 발견’이 이뤄진 것도 개항기이고, 갤러리의 전신인 ‘지전’과 ‘서화관’ 등이 모습을 드러낸 것도 개항기라는 것이다.
개항기에서 첫발을 뗀 저자는 이후 여정을 일제 문화통치 이전(1905~1919, ‘문화통치’ 시대(1920년대, 모던의 시대(1930년대~해방 이전로 옮기면서 한국 미술시장 형성사의 세세한 풍경을 탐색한다. 이 여정에는 거래가 양성화된 후 최고의 미술상품으로 자리잡게 된 고려자기, 일본인들끼리 사고파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버린 고려자기 시장, 천정부지로 치솟은 고려자기를 소유할 수 없던 일본인 지식인층에 의해 고려자기의 대체재로서 ‘발견’된 조선백자, 컬렉터로서 이름을 날리는 한국인 자산가층의 등장, 갤러리?경매회사?전람회 등 서서히 자리잡기 시작한 자본주의적 미술시장 제도 등이 주요 풍경으로 등장한다. 저자의 발자취를 따라 상투 튼 남정네들이 외국인과 마주치는 게 낯설지 않았을 개항기의 한양 종로길로 떠나보자.
개항기(1876~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