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지지학자 에드워드 웨들레이크 브레일리(Edward Wedlake Brayley: 1773-1854는 1835년에 이 책에 대해 “결코 픽션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디포의 설명과 당시 상황을 기록한 것으로 널리 인정받는 책들, 즉 너새니얼 하지스(Nathaniel Hodges의 ‘로이몰로기아’(Loimologia와 새뮤얼 핍스(Samuel Pepys의 일기, 토머스 빈센트(Thomas Vincent의 ‘도시에 페스트와 화재로 들렸던 신의 무서운 목소리’(God’s Terrible Voice in the City by Plague and Fire 등을 비교한 결과 그런 결론을 내렸다. 또 학자 왓슨 니콜슨(Watson Nicholson도 1919년에 “디포의 ‘A Journal…’에 나오는 런던 전염병 대유행과 관련한 내용 중에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것은 단 한 줄도 없다.”고 밝히면서 ‘진정한 역사서’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혹여 창작이 있다 하더라도, 그런 것은 사소하고 비본질적이며, 픽션보다는 역사에 훨씬 더 가깝다는 것이다.
현재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의 위력을 보면, 이 책의 내용 중 상상 속에만 존재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페스트 희생자를 수백 구씩 한 구덩이에 무더기로 묻는 것도 350년도 더 지난 지금 미국에서 그대로 벌어지고 있으니, 지금의 현실이 오히려 더 픽션 같다.
대재앙 당시 디포의 나이는 다섯 살에 불과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H. F.’라는 이니셜을 근거로, 이 책 속의 일인칭 화자(話者의 직업과 같은 마구(馬具상으로 화이트채플에 살았던 디포의 삼촌 헨리 포(Henry Foe의 일기를 바탕으로 했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디포의 의도는 역사적 사실들을 충실하게 기록해 후대의 사람들이 비슷한 상황에 처할 경우에 거울로 삼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디포가 이 책을 쓴 것은 1771년으로, 마르세유에서 잉글랜드로 전염병이 넘어온다는 소문이 돌던 때였다. 그렇다면 이 책은 전염병에 대비한 실용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