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 범죄 영화를 감상하는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하다 5
1부 왜 피해자가 집을 나가야 하는가
― 가정 폭력
가스등 가스라이팅, 사랑이라는 이름의 범죄 12
적과의 동침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 34
돌로레스 클레이번 왜 한국의 가정 폭력 사건은 정당방위가 성립되지 않는가 60
2부 사람들은 생각보다 쉽게 순응한다
― 비판 의식 결여
사바하 사이비 종교, 제의가 된 여아 살해 86
컴플라이언스 권위에 대한 복종, 비판적 사고를 마비시키는 억압 114
곡성 빙의, 과학 수사 역사가 간과했을지 모를 세계 140
3부 이 문제가 곧 내 문제일 수 있다는 연대 의식
― 성범죄
미저리 스토킹, 결핍된 욕망이 낳은 범죄 160
걸캅스 디지털 성범죄, 왜곡된 성 문화가 낳은 악 180
살인의 추억 화성 연쇄 살인 사건, 정의는 실현된다 204
4부 만만한 계급을 향해 화풀이하는 경향
― 계층 문제
기생충 일가족 범죄, 기택의 가족은 정말 기생충인가? 230
숨바꼭질 빈곤 계층 혐오를 정당화하는 공포 영화 246
조커 정신 질환 범죄, 적대주의는 해답이 아니다 268
5부 결국 가장 중요한 의제 강간 연령
― 미성년자 보호
번지 점프를 하다 환생 판타지가 미화한 그루밍 성폭력과 강요된 동반 자살 290
꿈의 제인 청소년 가출팸, 성매매가 아니라 성 착취다 316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성범죄 수사와 피해자 심리, ‘피해자다움’은 없다 338
팔려 가는 소녀들 아동 성매매, 우리는 어떤 사회를 원하는가 366
작가 후기 · 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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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수년간의 폭행 끝에 남편이 아내를 죽이면 폭행 치사죄,
맞고 살던 아내가 남편을 죽이면 살인죄가 되는 것일까
이 책을 여는 1부는 영화 「가스등」, 「적과의 동침」, 「돌로레스 클레이번」을 통해 보는 가정 폭력 삼부작이다. 오늘날 널리 쓰이는 용어, 가스라이팅이 무엇이고 영화 바깥의 현실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가부장제 속의 남편이 어떻게 아내에게서 자기 주도권을 빼앗고 장기간 폭력을 행사하는지, 그리고 한국의 법이 가정 폭력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심도 있게 논의한다.
뜨겁게 달구어졌던 논의는 한국에서 폭행을 당한 끝에 아내가 남편을 죽인 경우 정당방위를 인정받은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다는 점. 게다가 아내가 남편을 죽이면 고의가 있었다는 전제하에 살인죄가 적용되고, 남편이 폭행 끝에 아내를 죽이면 죽이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판단하여 폭행 치사 선고를 받게 된다는 점이다.
영화로 보는 사건들은 우리에게도 멀지 않다. 서울 강서구 아파트 전처 살인 사건은 신고가 있었음에도 공권력의 소극적인 개입 때문에 피해자가 살해당한 사건이다. 영미권에서는 몇십 년간 폭행을 당해 만성화된 피해자의 심리 상태를 ‘매 맞는 아내 증후군’의 기준으로 살핀다. 아내의 살해 동기가 분노가 아니라 공포임을 헤아려 정당방위가 성립할 토양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가정 폭력 사건을 입력할 때 아예 부부라는 항목이 없어 통계 산출이 어렵고, 반의사 불벌죄로 인해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을 보면 한국이 가정 폭력을 피해자 보호보다 가정 보호에 초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수정 박사는 가정 폭력에 시달리다 아내가 남편을 죽이고 딸은 시신을 유기하는 데 일조한 마산 사건을 떠올린다. 폭력 가해자인 남편을 살해한 초범자들이 최소 8년 형을 받을 만큼 부조리했던 시절, 이런 사실을 대중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자 마음먹었다고 밝히며 우리에게도 화두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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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의 공분을 산 불법 동영상의 근원은 어디인가
“여성을 성의 대상으로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