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림책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인가?
톨스토이가 1881년 거의 1년 동안이나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장편소설 <안나 카레니나>를 끝내고 난 뒤 4년 동안의 침묵을 깨고 발표한 첫 작품이라 당시에도 많은 사람들과 비평가들의 관심을 모았다. 지금까지 보존되어 있는 사본과 교정본이 33종이나 되는 것을 보면 톨스토이가 이 작품을 쓰는 데 얼마나 많은 정성을 쏟았는가를 알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 속에 탄생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어린이들을 위해 씌어진 동화였다. 그래서 이야기의 구조와 내용이 단순하다. 가난한 어느 구두장이가 길에 버려진 한 남자를 집에 데리고 오고, 이 남자로 인해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결국 ‘사랑’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 속에 담겨 있는 깊은 뜻과 교훈은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큰 감동을 준다. 시대를 뛰어넘어 오늘날 우리들에게도 고귀한 삶의 지침서로서 손색이 없다.
톨스토이의 이 불후의 명작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우리나라에도 여러 종류의 책들로 소개되어 있다. 하지만 러시아판 원작의 내용을 충실하게 번역하고, 또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은 아쉽게도 아직 소개되지 않았다. 아마도 그림책으로는 적지 않은 분량과 다소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텍스트가 독자들에게 다가가기 힘든 측면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난제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그림책으로 기획하고 진행하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우리에게 어려움을 안겨주었다.
우리나라에서 그림책이 지닌 한계 또한 좋은 글을 그림책으로 만드는 데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유명 서점 직원들조차 초등학생을 위한 그림책은 ‘안 된다’고 단언할 정도로 그림책에 대한 편견은 심하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어린이와 함께 동화책을 즐겨 읽는 것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림책은 유아들만 보는 책으로 치부해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