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인 장벽과 보이지 않는 장벽
어느 날 갑자기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물리적인 장벽은 한순간에 무너졌지만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의 장벽은 어느 만큼의 높이와 두께인지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다.
이 책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직후인 1990년 독일 북부지역의 함부르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역사적인 통일의 순간, 베를린 장벽의 붕괴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카로의 가족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카로가 오랫동안 보지 못한 아빠를 만나게 되면서 겪는 감정과 갈등, 이제 한 나라가 되었지만, 서로를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던 사회적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면서 어려운 가운데 진정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아프면서 성장하는 카로
어느 날 나타난 아빠로 인해 카로의 일상이 뒤흔들리며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엄마와 친구 리카와 평온한 일상을 보내던 카로에게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빠가 집으로 찾아왔다. 그동안 카로와 아빠는 아주 오랫동안 서로의 존재를 모르고 살아가고 있었다. 심지어 엄마는 아빠의 사진 한 장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다.
죽었다는 아빠가 갑자기 나타난 상황을 14살 카로의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카로는 이러한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반발하게 되고 방황하게 된다.
카로는 분단의 아픔은 잘 모른 채 성장했지만, 동독 출신인 아빠의 존재로 통일의 문제를 피부로 느끼게 된다. 단 한 번도 아빠와 교류가 없었던 카로. 왜 엄마와 아빠가 헤어지게 되었는지, 왜 서로의 소식을 잘 알지 못했는지, 왜 이제야 아빠가 불쑥 카로의 가족 앞에 나타났는지 이해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일들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분단과 통일이 카로와 가족에게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났는지 현실적으로 보여주면서 견고하기만 했던 카로의 마음의 장벽이 조금씩 허물어지는 모습을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독일이 통일되면서 겪어야 했던 문제, 과도기의 아픔과 성장을 한 가족이 겪는 상황으로 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