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쓰게 된 동기
들어가는 말
제1장 신문화사가 걸어온 길
1. 정치사에서 사회사로
2. 마르크스주의 역사학
3. 아날학파
4. 사회사를 넘어서
제2장 두껍게 읽기
1. 세상의 모든 윙크들
2. 더 많이 변할수록 더 똑같은 것이다
3. 고양이는 죽어야 했다
제3장 다르게 읽기
1. 고양이가 본 고양이 대학살
2. 혁명의 여성사
3. 설탕과 대구 그리고 인간
제4장 작은 것을 통해 읽기
1. 의심의 눈초리
2. 치즈와 벌레
3. 미시사의 새로운 가능성
제5장 깨뜨리기
1. 푸코, 화이트, 라카프라
2. 포르노그라피가 보여주는 역사
3. 무엇을 왜 깨뜨려야 하는가
맺는 말_문화로 본 역사의 전망
1. 새로운 문화사는 얼마나 새로운 것인가
2. 문화로 본 역사의 문제점
3. 지금 왜 문화로 역사를 보아야 하는가
4. 새로운 문화사는 미래의 역사학이 될 것인가
주
더 읽어야 할 자료들
▶변화하는 역사학, ‘두껍게’ ‘다르게’, ‘작은 것을 통해’ 읽기와 ‘깨뜨리기’
역사학은 세계의 변화를 초연하게 다루는 고고한 학문인것 같지만, 역사학도 변화한다. 외부의 세계가 변화하는 것에 맞춰 변하기도 하고, 역사학 내부의 필연적인 요구에 의해 변하기도 한다. 오늘날 역사학계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신문화사’라는 담론 역시 그런 변화의 산물이다. 이것은 사회주의의 몰락과 함께 그것을 지탱해주던 거대한 이데올로기가 붕괴한 것과 맥락을 같이하기도 하며, 역사학계에 있어서 20세기 최대의 업적인 ‘사회사’에 대한 비판적 반성의 결과이기도 하다.
‘문화사’ 또는 ‘신문화사’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가’뿐만 아니라 ‘어떻게 생각했는가’가 역사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었다는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이런 인식에서 비롯된 신문화사라는 새로운 조류의 역사 서술은 대단히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다. 그 방식을 굳이 분류한다면, 그것은 역사적인 자료를 읽고 해석함에 있어, ‘두껍게’, ‘다르게’, ‘작은 것을 통해’ 읽기와, ‘깨뜨리기’의 방법에 의존하여 역사적 사건이나 현상을 설명하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두껍게 읽기>란 자연과학과 대비되는 인문과학에서의 글 읽기에 전제가 되는 방법으로서 클리포드 기어츠의 “두꺼운 묘사thick description”라는 개념에 힘입은 것이다. 예를 들어 ‘사과’라는 단어에 대해 접근할 때에 자연과학의 입장에서는 사과라는 물체와 관련된 외형적, 객관적 사실들을 묘사한다. 즉 사과의 원산지, 주요 생산지, 크기, 색깔, 영양가와 같은 것들을 얇게 묘사한다. 묘사된 것을 벗기면 그 밑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말이다. 반면 인문과학에서는 사과 자체보다는 그것에 담겨 있는 여러 의미를 다룬다. 예를 들면 트로이전쟁의 사과, 뉴턴의 사과, 빌헬름 텔의 사과와 같은 역사적 층위의 의미도 있을 것이고, 개인적으로 떠오르는 사과가 파생시키는 의미의 연상 작용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외형적으로 사과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