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미안하다 그날
여자답게 걸어라
양성 불평등
승애 이마
그날
시험 전야
캡숑
이상한 벌점
밥 많이 주세요
선화 언니
신발
패밀리
베이비 박스 100미터 전
싱글 대디 맘
있을 곳이 없다
가출 팸
좋으실 대로
제2부 첫눈
앵두술
별밤
붕어빵
첫눈
잊을 수 없는 이름
진짜 아빠
손
열아홉 살 엄마
그 여자가 홍시를 좋아할 것 같다
두고 봐라
다시 생각해 볼게
고백
허공에 걸린 집
고치고 싶지 않은 버릇
미안해
제3부 나는 열일곱 살 택배 기사
나는 열일곱 살 택배 기사
눈발
두 번째 알바
기억나지 않습니다 모릅니다
우리들의 인사법
봄
휙휙 쓩쓩 뿅뿅
짜장 뷔페
언제쯤
짜장면 배달
컵라면과 삼각김밥 그리고 초콜릿
알바 후유증
두루마리 휴지
스파이더맨
월급날
제4부 급식 먹으러
급식 먹으러
사이다
로또를 샀다
걸어간다
방문을 연다
우리 동네 사람들
그림자
참 다행이죠
아이러니
우리 누나
서운한 생각
미안하데이
그럴 수도 있다는 거
그럼 얼마나 좋아
해설_김고연주, 「십 대들의 현실에 천착하는 시」
시인의 말
울타리 밖 청소년, 그들을 향한 ‘차별’의 민낯
시집에는 다양한 이유로 소외되고, 동시에 차별의 고통까지 이중으로 받는 청소년들의 생생한 삶을 그린다.
먼저 차별받는 십 대 여성의 이야기가 눈에 띈다. 십 대 여성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어리다는 이유로 더 많은 억압과 규제를 받고 있다. 이들은 “여자애 걸음걸이가/그게 뭐냐”(「여자답게 걸어라」 ,10쪽며 지적받고, 신발도 옷도 마음대로 착용하지 못하는(「두고 봐라」, 58쪽 등 몸의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 또한 “여자가 하기엔 안 좋다”(「캡숑」, 18쪽며 장래 희망을 제한받고, 하고 싶은 운동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양성 불평등」, 12쪽. 하지만 십 대 여성들은 ‘여성다움’을 강요하는 현실에 주눅 들지 않는다. 이들은 세상이 정한 ‘여성다움’을 그대로 수용하고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의문을 던지고 문제를 제기하며 자신만의 방식대로 살겠다고 다짐한다.
샘은 딸 없어요?
우리도 축구하겠다는 말 대신
뜬금없는 질문이 튀어나왔다
아들 없냐고 물어야지 인마
샘 말에 웃겨 죽겠다는 아이들
전교생이 양성평등 글짓기 한 게 엊그젠데
우리 학교 체육 시간엔 양성 불평등 쩐다
― 「양성 불평등」 부분
조리사 아주머니들이 재경이 급식판 가득
밥을 퍼 주신다 반찬도 수북하다
내게는 재경이의 반만 주신다
더 달라고 하니 조금 더 주신다
조금만 더 주세요 하니
쬐끄만 여자애가 많이도 먹네 하신다
제가 쟤 팔씨름 이겨요
축구도 더 잘해요
수북이 쌓인 급식판을
보란 듯이 들고 걸었다
― 「밥 많이 주세요」 부분
또한 시인은 일하는 청소년들의 고단한 삶을 표현하였다. 우리는 ‘청소년=학생’이라고 쉽게 생각한다. 하지만 관심의 사각지대에는 생계를 위해 생활 전선에 뛰어든 ‘노동자’ 청소년들이 있다.
이들은 돈을 벌어 “아버지 병원비 보태야”(「컵라면과 삼각김밥 그리고 초콜릿」, 86쪽하고,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한다(「열아홉 살 엄마」, 54쪽. 학업에 매진할 수 없기에 공부할 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