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제도는 자유를 위한 것
1부 외로운 대한민국
미안하지만 부담스럽네요, 가족
돌봄 공백: 1인 가구는 자유로울까?
고독의 사회적 비용
2부 서로 돌보며 함께 살지만
섹스하는 사이만 같이 살 수 있나요?
혼인신고의 장벽과 그 바깥의 사람들
생활동반자법은 동성애자를 위한 법이다?
3부 혼자도, 결혼도 아닌 생활동반자
‘개인’이 모여 ‘함께’ 사는 즐거움
특별한 한 사람을 가질 헌법적 권리
함께 살며 돌보자는 특별한 계약관계
4부 만들자, 생활동반자법
생활동반자 관계를 맺을 때
생활동반자가 함께 살 때
생활동반자가 헤어질 때
생활동반자가 사망할 때
나가며: 한국정치의 다음 단계
고독한 사람들
한국 사회에서 1인 가구는 엄청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00년에 1인 가구는 15.5%를 차지했는데, 2017년에는 562만 가구로 전체 가구 수의 28.6%가 되었다. 2015년 이후 1인 가구는 대한민국의 가장 보편적인 가구 형태다.
사람들은 외롭다. 폭증하는 1인 가구를 자유와 낭만을 갖춘 트렌드처럼 꾸미지만 실제로 불안정한 경제적 상황, 너무 높은 결혼의 장벽,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 이혼과 사별 등으로 어쩌다 보니 1인 가구가 되는 경우가 많다. 1인 가구 비율은 전 세대에서 늘어나고 있다. 특히 65세 이상 혼자 사는 노인은 2000년 54만 4000가구에서 2017년 137만 1000가구로 증가하였다. 노인 인구 중 23.6%가 혼자 산다. 가난할수록 혼자 사는 비율이 높고, 혼자 살면서 겪는 어려움도 더욱 크게 느낀다. 안전망 부재로 발생하는 사회적 단절, 심리적 외로움, 고독사 등 사회 문제가 잇따라 발생한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고독한 상태가 되면 그것은 사회적 문제이자 정책적 과제이다. 지속적인 고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돌봄을 제공하는 자원이 필요하다. 혈연관계나 결혼을 통해 가족을 이루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을까? 국가에 의존하는 돌봄서비스로 충분할까? 법 밖의 가족을 이대로 방치하면 될까? 한 집에서 서로를 돌보고 지키는 수준의 돌봄 관계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서로 돌보며 함께 살겠다”는 약속
국회에서 사회적 돌봄에 필요한 법과 정책을 연구해온 저자가 외로움을 해결할 대안으로 ‘생활동반자법’을 제안한다. 2014년부터 입법 논의가 진행 중인 생활동반자법은 생활동반자 관계를 맺은 사람이 국가에 등록하면,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사회복지혜택 등 법적 권리를 보장하고 둘 사이의 분쟁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생활동반자법은 둘의 성별이나 같이 사는 이유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서로 돌보며 함께 살겠다”는 약속을 자발적으로 맺고 또 지키는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