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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소설의 정치사 : 섹슈얼리티, 젠더, 소설
저자 낸시 암스트롱
출판사 (주그린비출판사
출판일 2020-05-08
정가 29,000원
ISBN 9788976826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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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말·6

서론_ 가정화하는 문화의 정치성, 그때와 지금·13

1장_ 소설에서 여성적 권위의 등장·61
사회계약의 논리·65
성적 계약의 논리·76
서사 패러다임으로서의 성적 계약·89
서사과정으로서의 성적 계약·101

2장_ 가정여성의 등장·121
계급 섹슈얼리티의 책·125
시골 저택이 아닌 시골 저택·143
노동이 아닌 노동·154
돈이 아닌 경제·167
여성화의 권력·180

3장_ 소설의 발생·195
책들의 전투 ·201
자기 생산의 전략 : 『파멜라』·222
봉쇄된 자아: 『에마』·271

4장_ 문화의 집의 역사·323
폭력의 수사 : 1819년·333
무질서의 수사 : 1832년·339
가정소설의 정치성 : 1848년·354
욕망의 비유들 : 브론테 자매·374

5장_ 유혹과 독서 장면·407
여성 박물관 : 『제인 에어』·410
근대 남성 : 『셜리』와 푸에고 원주민·425
현대 여성들 : 도라와 브라운 부인·447

에필로그·497
옮긴이의 말·513
찾아보기·524
근대적 개인을 만든 것은 ‘여성’이었다-
제인 오스틴, 브론테 자매, 버지니아 울프로 분석하는 소설의 탄생

『소설의 정치사: 섹슈얼리티, 젠더, 소설』은 젠더와 섹슈얼리티라는 두 프리즘으로 근대 영국소설사를 읽어 낸 역작이다. 낸시 암스트롱이 1987년에 출판한 이 책은 근대 문학형식으로서 소설의 발생과 전개과정을 경제적 개인주의와 사실주의 형식에서 찾는 주류적 해석의 남성 중심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여성적 특성이 근대 소설사, 나아가 근대 역사에 결정적 힘을 발휘했다는 도발적 문제를 제기한다. 이 여성적 특성을 체화하고 있는 인물이 ‘가정여성’(domestic woman이다. 암스트롱에 따르면 18세기 초 영국사회에 등장한 이 새로운 여성인물이 체화한 여성적 이상이 근대 개인을 만들었다. 정치경제 영역에서 활동한 부르주아 남성이 아니라, 가정이라는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영역에서 사생활을 주도하는 중산계급 여성들이 근대 개인을 선취했다는 것이다. 가정여성들이 사적 공간에서 수행하는 연애와 구혼의 관행들은 문란한 성을 규율하고 내면의 깊이를 지닌 감정적, 도덕적 주체로서 새로운 인간의 모형을 제시했고, 그것이 모두가 욕망할 만한 문화적 이상으로 담론적 힘을 얻으면서 근대 개인의 범형으로 자리 잡았다. 가정여성이 담론투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글쓰기가 개인의 삶을 사회적 삶에서 떼어 내고 성을 정치영역에서 분리해 내는 전략을 통해 가정을 정치경제적 공간과 구분되는 도덕적, 감정적 공간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파멜라, 에마, 제인,
가정이라는 전선에서 권력을 쟁취하다

여성용 품행지침서, 교육용 논설과 함께 주로 여성작가들이 쓰고 여성독자들이 읽었던 소설은 새로운 개인을 등장시키고 유포시켰던 근대의 주요 담론장치였다. 파멜라(새뮤얼 리처드슨의 소설 『파멜라』의 주인공, 에마(제인 오스틴의 소설 『에마』의 주인공, 제인(샬럿 브론테의 소설 『제인 에어』의 주인공 등 18, 19세기 영국소설사에 빛나는 여주인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