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태초에 동물이 있었다
· 태초에 신은 곰이었을까?
· 삼족오 신화 속 숨겨진 역사, 철의 전쟁
· 슈렉에서 치우천왕까지, 도깨비인가 상남자인가
· 늑대개의 출현, 지금까지 이런 개는 없었다
· 잠이 오지 않을 때 양을 세는 이유
· 나도 때로는 용꿈을 꾸고 싶다
· 용을 잡아먹는 새 중의 왕, 봉황
· 알아두면 쓸 데 있는 적폐 청산의 종결자, 해치
· 일본 기린맥주의 기린이 그 목 긴 기린이 아니라고?
· 백두산 호랑이 잔혹사를 아시나요?
2부 한중일 전쟁에 얽혀 든 동물들
· 전쟁이 나면 동물원 동물들은 어떻게 될까?
· 백제 패망을 예고한 신라개 동경이
· 고려와 거란이 벌인 낙타 전쟁
· 무인 시대의 도화선이 된 비둘기의 몰락
· 참새잡이 공무원을 특채한 연산군과 참새와의 전쟁을 벌인 마오쩌둥
· 임진왜란에 참전한 원숭이 기병대 300명
· ‘조선 호랑이’ 먹고 아들 낳은 도요토미 히데요시
· 돌고래 상병, 바다사자 병장, 해병대 말 하사님
3부 한중일을 사로잡은 동물의 왕국
· 나는 대통령, 왕, 공주의 고양이로다
·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 조선 시대, 제주도에 원숭이가 살았나?
· 나는 네가 지난 겨울에 시치미 뗀 일을 알고 있다
· 돈 맛을 알아버린 북경의 코끼리
· 꼬리 아홉 달린 여우가 말했다, 우리 같이 살자고
· 좋은 개, 나쁜 개, 이상한 개
· 다람쥐 수출을 위한 ‘다람쥐섬’이 있었다?
· 고양이를 탄핵한다!
· 한양 거리의 원숭이 버스킹과 일본의 원숭이 쇼 ‘사루마와시’
4부 동물원 밖 동물 이야기
· 전남 신안에 쥐라기 공원이 만들어질 뻔 했다고?
· 돼지가 동물원에 있는 나라는 어디?
· 백두산 설인 예티와 한라산의 식인 거인
· 한강과 부산, 동해에 인어가 나타났다
중국은 참새, 일본은 고래, 한국은 호랑이라고?
역사를 바꾼 작지만 대단한 동물들
그렇다면, 한중일 3국의 역사를 바꾼 대표 동물은 무엇일까? 인류의 오랜 가축이었던 양이나 돼지, 닭일까? 농업 혁명의 주역인 소, 또는 교통과 전쟁의 혁명을 가져온 말일까? 한중일 3국은 물론 세계 역사를 바꾼 의외의 동물은 곤충에 불과한 메뚜기다. 1제곱킬로미터 규모의 메뚜기 떼는 하루 3만 5천 명분의 식량을 먹어 치워 ‘마른 쓰나미’로 불린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고구려 8번, 백제 5번, 신라는 19번의 대규모 메뚜기 피해가 발생했다. 백제 무령왕 가을에는 메뚜기 때문에 무려 900호가 신라로 탈출했다. 메뚜기 떼가 곡식을 먹어치우자 적어도 수천 명이 신라로 집단 탈출했다는 끔찍한 이야기다. 중국과 일본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당 태종은 가장 큰 메뚜기를 잡아 삼키며 “네놈이 백성의 곡식을 갉아먹는다니 차라리 내 오장육부나 갉아먹어라”라고 대성일갈을 했다는 야사도 전한다.
이 밖에도 한중일 역사의 결정적 장면을 만든 동물은 많다. 중국은 참새, 일본은 고래, 한국은 호랑이 때문에 역사의 장면이 극적으로 바뀌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 인조반정을 성공시킨 일등공신 호랑이
한반도의 밤은 호랑이와 표범이 지배했다. 조선에 호랑이가 얼마나 많았는지는 중국 속담 “조선 사람들은 1년의 반은 호랑이한테 물려죽은 사람 문상을 다니고, 나머지 절반은 호랑이 사냥을 다닌다”를 봐도 알 수 있다. 1571년에는 백호가 사람을 비롯해 가축 400여 마리를 물어 죽인 충격적 사건이 있었고, 1607년에는 호랑이가 궁궐 안에 새끼까지 낳았다. 결국 조선에서는 호랑이와 표범 사냥을 전담할 특수 부대 ‘착호갑사’를 운영했는데, 이 착호갑사가 광해군을 몰아내는 데 선두에 섰다. 인조반정의 중심인물이었던 이귀는 마침 군사력을 보유한 황해도 평산 부사로 임명됐다. 그 후 평산에서 개성에 이르는 길목의 호랑이를 퇴치하겠다는 빌미로 착호군을 모아 호랑이 대신 광해군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