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에 대한 ‘경제학의 역할’에 논의의 초점을 맞춘 책
기본적으로 경제학에서의 분석기법을 이용하여 법과 제도를 연구하는 분야가 이른바 ‘법경제학’인데, 근래에 범죄와 형벌의 문제도 이러한 법경제학의 영역에 포함된다. 법경제학 분야에서는 현실적으로 3대 사법 분야인 재산권법, 계약법, 불법행위법뿐만 아니라, 이 책의 분석대상인 형사법 등과 같은 법제도가 국가경제나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간주한다. 예컨대 지난 세기 동안 동유럽과 제3세계 여러 국가에서 볼 수 있었던 재산권의 불인정이나 계약의 신뢰성 결여는 결과적으로 이들 국가의 경제를 파탄에 빠지게 한 주된 원인이 되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논의들은 형법 분야뿐 아니라 전통 법학의 핵심 분야인 계약법과 재산권법 그리고 불법행위법 등의 분야에서의 법학적 사고에 대한 경제 이론적 접근을 가능하게 하며, 일상생활에서 겪는 현실의 여러 법현상을 효율성의 관점에서 재조명한다. 또한 이 책의 형법에 대한 경제적 접근과 응용은 독자의 법과 경제학에서의 지평을 넓혀준다.
따라서 이 책은 그 활용범위가 형법의 경제학 강좌 교재에 국한하지 않으며, 법학과 경제학을 탐구하거나 법제도나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정책담당자와 실무행정가, 사법실무를 담당하는 법률가들도 읽어보아야 할 필독서로 볼 수 있다. 우리말로 된 범죄와 형벌 및 형사법에 대한 경제분석 내지 법경제학 학술서가 거의 없는 현실에서, 이 책은 앞으로 형사법과 같은 개별 법 분야에 대한 경제분석을 활성화시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