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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욕망의 전시장 : 식민지 조선의 공진회와 박람회
저자 최병택
출판사 서해문집
출판일 2020-06-10
정가 17,000원
ISBN 9788974839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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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1 식민권력이 바라본 박람회
박람회 개최 배경과 그 규모
박람회와 규율권력

2 1910년대 지방물산공진회와 식민권력의 자기 이미지 구축 시도
포섭과 배제의 역학
탈맥락화 현상
관람객 동원

3 1915년 시정 5년 기념 조선물산공진회와 ‘무대’ 공간의 확대
더 커진 무대 장치
전시관에 나타난 배치의 전략
균열의 확대
가정박람회에 나타난 ‘이상적’ 주택의 이미지

4 상품 판촉 행사로 변질된 공진회: 1923년 조선부업품공진회
다시 등장한 공진회 개최론
식어버린 열기와 냉소 어린 시선

5 공진회에서 박람회로: 상품 홍보의 장이 되어버린 박람회
1926년 조선박람회, 상인 단체의 요구로 개최되다
1929년 조선박람회, 상품 홍보장으로 떠오르다

나가는 말

참고문헌
일제강점기 공진회와 박람회를 통해 살펴본
식민권력의 욕망과 이미지

시리즈 ‘시각’ 섹션의 키워드 중 하나인 ‘박람회’를 다룬 이 책은 1915년 조선물산공진회를 비롯해, 1920년대의 박람회와 공진회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공진회’와 ‘박람회’는 일제강점기 때 식민 당국이 자주 개최한 전시 행사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에서도 개최된 박람회와 달리 공진회는 규모나 수준이 조금 떨어지는 전시 행사로, 1910년대 초부터 조선총독부가 조선의 여러 지방에서 개최했다는 특징이 있는 행사다. 그런데 일제는 왜 식민지 조선에서 이런 행사들을 개최했을까? 그리고 조선 사람들은 이런 행사들을 어떻게 보고, 느꼈을까?
조선총독부가 박람회와 공진회 등을 개최한 이유는, 조선에 대한 식민 지배가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일제는 공진회와 박람회를 통해 자신들을 ‘문명의 전파자’ 또는 ‘문명의 교사’로 설정했고, 그에 맞게 식민지 조선인을 자신들의 지도를 받아야 하는 ‘열등한 인간’으로 자리매김하려 했다. 하지만 당시 서구의 박람회에 비한다면, 조선에서 열린 공진회와 박람회의 수준은 조악하기 이를 데 없었다.
더구나 공진회에 전시된 물품들은 조선인의 무관심과 냉소를 자아냈다. 조선의 지형과 기후 현실에 적합하지 않은 벼 품종을 과대 선전하는 모습이나, 짚신 같은 일상용품만 잔뜩 쌓여 있는 전시장을 바라본 조선인은 조선총독부의 개최 의도를 의심하기도 했다. 공진회에 대한 조선인들의 부정적 시각은 1920년에 접어들어 더 커졌다. 1923년 조선부업품공진회 때 사람들은 노골적으로 공진회를 비아냥거리기 시작했고, 공진회 열기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그때부터 공진회는 일본인 상인과 여관업자의 돈벌이 기회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했고, 이들의 요구로 공진회가 박람회로 바뀌어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박람회도 조선인의 외면을 받았고, 그저 소리만 요란한 서커스 행사로 기억되기에 이르렀다. 일제 역시 공진회와 박람회를 개최한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