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따갑지만 달콤한 벌들과 두 해를 지내보았습니다
1부 벌과 함께한 나의 사계절
[봄] 벌을 치기 시작했습니다│벌의 구조부터 영혼까지 알고 싶었습니다│벌통 속을 세심히 들여다봅니다
[여름] 꿀벌도, 나도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햇꿀의 맛은 정말 다디답니다
[가을과 겨울] 이제 알싸한 추위를 대비해야 합니다
2부 양봉이 끝나고 난 뒤
[벌의 선물] 벌이 나에게 준 것을 돌아봅니다
[벌의 미래] 벌과 함께 사는 법을 고민해봅니다
에필로그│살아 있는 생명과 함께하며 배우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
부록 1│양봉 용어 소개
부록 2│양봉을 이해하는 데 도움될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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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들에게 물어봐?!
도시인은 잘 모르는 벌들의 사생활
양봉에는 벌 구입에서 월동 준비까지 다양한 과정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벌 자체에 대한 지식일 것이다. 벌이 어떤 곤충이고 뭘 하는지 알아야만 양봉가는 벌통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으며, 제대로 된 벌 관리는 꿀 수확과도 직결된다.
이 책은 양봉가의 일을 본격적으로 소개하기에 앞서 “벌의 구조부터 영혼까지 모두 알고 싶어했던” 저자가 벌의 생태를 설명하는 데 한 장을 할애하고 있다. 역할 분담이 확실한 벌의 세계에서 여왕벌과 일벌의 먹이는 어떻게 다른지, 벌통 안에서 여왕벌과 일벌과 수벌들은 무슨 일을 하는지, 벌들이 꽃꿀과 꽃가루를 채집하는 과정은 어떠한지, 벌들이 어떻게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지 등에 대한 내용이 과학 수업처럼 펼쳐지는 것이다. 가령 오스트리아 동물학자 카를 폰 프리슈가 밝혀낸 바에 따르면 벌의 춤에는 원을 그리는 춤과 8자를 그리는 꼬리춤이 있으며 벌은 밀원(蜜源, 벌이 꿀을 가져오는 식물이 이 벌통에서 100미터 이내에 있을 때는 원을 그리고, 그 바깥에 밀원이 있을 때 8자 춤을 춘다. 8자 춤의 경우 춤의 각도를 이용하여 밀원의 방향을 지시하므로 양봉가는 벌춤의 모양과 각도를 통해 벌들의 이동 거리나 경로를 추측해볼 수 있다.
벌의 생태뿐 아니라 벌꿀, 프로폴리스 등 벌들의 활동을 통해 부산물이 생산되는 과정에 대한 설명도 흥미진진하다. 흔히 우리는 꽃에서 나오는 꽃꿀을 식용꿀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꿀은 벌이라는 자연 필터를 거쳐야만 얻을 수 있다. 벌은 꽃에서 채집한 꽃꿀을 토해낸 뒤 어금니에서 발생하는 물질과 배 속 효소인 인버테이스를 섞어 당을 분해함으로써 우리가 먹는 꿀을 만드는 것이다. 비슷한 원리로 프로폴리스도 꽃이나 나무에서 분비된 물질이나 진액이 벌의 효소와 합쳐져 생산된다. 『달콤한 나의 도시양봉』은 무리 생활을 통해 효율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해온 벌들의 생태가 생생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벌에 대한 흔한 오해를 바로잡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