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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로쿠베, 조금만 기다려 (양장
저자 하이타니겐지로
출판사 양철북
출판일 2006-03-10
정가 10,000원
ISBN 978899022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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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기에 는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아이들 방 한구석에 눈에 띌 듯 말 듯 앉아 있는 투박한 인형과도 같다. 요란스럽게 꾸미고 치장한 언어로 우리 마음을 뒤흔들어 놓지도 않고, 화려하고 기교 넘치는 그림으로 시선을 잡아끌지도 않는다. 밑도 끝도 없이 불쑥 던져지는 말, 간결하고 절제된 언어, 큰 변화 없이 잔잔하게 이어지는 그림… 감각적이고 세련된 편안함으로 단장한 요즘 그림책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이 책은 아마도 아주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간결하고 절제된 문장 하나하나에 상냥함이 듬뿍 묻어 있는 작품
이 책을 쓰고 그린 두 작가는 기존 그림책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아이들 일상에서 벌어진 사건을 그려내면서, 우리에게 살아가면서 잊지 않고 소중히 간직해야 할 중요한 한 가지에 귀 기울이게 한다. 생명은 서로서로 기대어 살아간다는 것, 그렇기에 힘들어하는 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 곁에 있어 준다는 것이 서로의 삶을 얼마나 풍요롭고 기쁘게 하는지를 아이들의 소소한 일상에 빗대어 들려준다.
하이타니 겐지로는 사랑으로 가득 찬 아이들의 소란스러움과 절박한 로쿠베의 심정을 과장하거나 요란스레 늘어놓지 않고 간결하고 담담하게 그려낸다. 말로 모든 것을 표현하는 대신 순박한 아이들의 세계를 압축된 언어로 툭 던지듯 보여준다. 그것이 오히려 겉에 드러난 것 그 이상의 이야기로 우리를 안내한다. 그래서 두고두고 다시 읽을수록 그 안에 담긴 속뜻을 곱씹어 보게 되며, 다른 생명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그 방식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독특한 색채와 공간 구성으로 마음의 흐름을 잘 드러낸 그림책
그림을 그린 초 신타가 이야기를 표현한 방식도 작가의 뜻과 비슷하다. 공간이나 색채에서 아이들과 로쿠베의 심리를 중심에 놓고 보는이가 이를 따라가도록 해준다. 아마 풍부한 배경이나 아이들의 동작이 중심이 되도록 했다면 우리는 구덩이에 빠진 개를 구출했다는 사건만이 강하게 머리에 남을 뿐 그 과정에서 가졌을 모두의 마음은 별로 생각해 보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