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서문 5
들어가며 15
1. 에너지가 곧 국가다
성장의 빛과 그림자?폐허의 섬에서 25
연기에 우는 달?근대의 비명 소리 29
산하가 무너진 곳에 국가가 있으니 33
2. 빈곤과 격차의 미래
패망의 발전?풍요 속의 어린 희생자 41
기민과 멸시?제 몸뚱어리 크기만큼의 미래 45
3. 인재를 만드는 궤적
개국과 통제의 이율배반?메이지와 경쟁하는 현대 53
폐쇄되는 자유 공간?모순에 멍드는 학생들 58
신화의 붕괴, 흔들리는 대학?성숙사회와 대학의 존재 의의 63
4. 천재지변이라는 숙명
대지진이 폭로한 사회?전쟁에 필적하는 물음 69
부흥을 가로막는 관치官治와 분투하는 사람들 74
커뮤니티가 주인공-마음을 갉아먹는 거대한 이물질 78
5. 벼랑 끝에 선 농업
농업을 망가트린 시장주의?별천지의 고질병 87
개척 정신?미래의 리트머스 종이 92
6. 경세제민의 계보를 찾아서
정치란 무엇인가?정치의 순환을 막는 가업화 99
의식의 비대화?경영의 신이 세운 정치학교 102
정치가 부족 현상?세습 의원과 벼락 의원 107
후보자 선발 시스템의 문제?공명당, 공산당의 강점과 한계 112
7. 동맥의 망치 소리
철도와 근대화? 육증기가 가져온 혁명 119
권력의 원천, 도로망?노후화와 뒤틀림 123
8. 근대의 나락으로 가다
바다가 들려준 일본의 고질병?미나마타병을 방치한 차별 구조 131
반복되는 인간 무시 사상?검붉은 아시오 의 통주저음 136
9. 잔치는 끝났다
시대착오적 발상?박람회가 꿈꾼 미래 145
반세기 전에 끊어진 미래?만국박람회 터를 바라보며 149
10. 차별이라는 이름의 병
유용성을 선별하는 시선?일등국가 강박증 157
정상을 가장한 사회의 그늘?우생 사상의 현재 161
11. 지울 수 없는 기억
폭력과 공존하라는 명령?오키나와의 과거와 현재 169
비전으로 통하는 비군의 확신?집단사의 지옥 174
12. 재벌이라는 키메라
근대화와
“일본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코로나19로 드러난 일본의 맨얼굴
아시아 최초로 근대화와 산업화를 달성한 국가이자 올림픽을 개최한 국가. “재팬 애즈 넘버 원JAPAN as NO.1”이라는 수식이 어울리는 경제대국. 20세기에 우뚝 솟은 일본에 대한 설명이다. 그런데 최근 일본에 대한 평가가 급속히 바뀌고 있다. 30년 장기 불황에도 끄떡없어 하던 나라가 새롭게 등장한 바이러스 앞에서 휘청거린 것이다.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한 내각 관료들이 자국의 방역 시스템은 아무런 문제없이 작동하고 있다고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일본을 향한 전 세계의 의심은 날이 갈수록 커졌다. 그리고 질문하기 시작했다.
“일본이라는 국가가 왜 이렇게 형편없어진 것인가?”
“일본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코로나19는 일본 경제에 낀 거품뿐 아니라, 정부와 체제를 비롯한 국가 시스템에 낀 거품까지 걷어냈다. 강상중의 새 책 『떠오른 국가와 버려진 국민』은 거품이 꺼진 이유를 새로운 관점에서 분석한다. 그 거품은 메이지 유신이 남긴 그늘이라는 것이다. 그는 지금 일본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국민을 버리며 떠오른 국가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150년 전의 개국과 서구화, 그리고 80년 전의 2차 세계대전이 불러온 거대한 전환에 필적할 만한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창궐한 지금, 한국과 일본의 대응을 비교하면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2020년의 한국은 메이지 유신과 10월 유신의 그늘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중이다. 반면 메이지 국가를 영광의 시대로 칭송하며 아름다운 일본을 만들겠다고 말하는 귀태의 아이와, 그를 중심으로 하는 통치 시스템은 지금도 ‘약한 사회 위에 우뚝 솟은 국가주의’의 생리를 버리지 못했다. 그 결과 일본 전국에서 균열과 비틀림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여러 한계를 극복하며 착실하게 시민과 사회운동의 힘을 키웠다. 규범과 정의라는 관념이 사회적 결속을 강화했고 ‘강한 국가’를 견제할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