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집 아이, 뒷집 아이를 발견하다
공주, 충원이, 강희, 강우는 늘 마당에서 함께 뛰어 놉니다. 그림도 그리고, 공주 놀이도 하고, 총싸움도 하고, 물론 가끔씩 다투기도 하고요. 오늘도 여느 때처럼 마당에서 놀던 강희 눈에 낯선 얼굴이 들어옵니다. 뒷집 창틈으로 배죽 내민 얼굴. 뒷집에 새로 이사 왔다던 아이인가 봅니다. 낯선 아이는 강희네가 노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러다 강희와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강희는 같이 놀자고 손짓하며 말을 붙입니다. 하지만 아이는 싫다며 이내 모습을 감추고 맙니다. 할머니가 나가지 말고 집에서 놀라고 했다면서요.
준범이는 왜 그랬을까
사실 준범이는 자기가 왜 그랬는지 잘 모릅니다.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왜 그랬을까요? 아무튼 준범이는 마음을 다잡고 혼자 놀아보려 합니다. 할머니가 오실 때까지 혼자서도 씩씩하게 잘 놀 수 있다고요. 그런데 오늘따라 앞집 아이들은 왜 이리 시끄러운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이 수군대는 소리, 자장면 해달라는 소리에 자꾸 귀가 쫑긋해집니다. 결국 준범이는 다시 창밖을 기웃거립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새 준범이를 잊었는지 자기들끼리 어디론가 가 버렸습니다. 창밖엔 아무도 없습니다.
다 같이 놀아야 진짜 재미있다
이 책은 그림책 《우리 가족입니다》의 작가 이혜란의 후속작입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일하는 서민들이 오글오글 모여 사는 동네 이야기입니다. 이번에는 아이들의 일상에 주목했지요. 새로 이사 온, 왠지 모르게 기가 죽어 있는 뒷집 아이에게 앞집 아이들은 선뜻 곁을 내줍니다. 그렇다고 앞집 아이들이 특별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유난히 착할 것 같지도 않고, 별로 잘난 것도 없어 보입니다. 그저 마음의 벽이 없는 아이다운 아이들일 뿐입니다. 다 같이 놀아야 진짜로 재미있다는 걸, 아이들은 잘 알고 있거든요. 그러고 보니 더불어 사는 세상이란 그리 어려운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그림
사람 사는 동네의 소소한 일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