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 DMZ, 그곳은 거대한 역사박물관이었다
전쟁이 끝난 지 50년도 넘었지만, 비무장지대(DMZ에는 발길 닿는 곳마다 전쟁의 상처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경의선이 지나던 옛 장단역은 온통 수풀로 뒤덮이고, 폭격을 맞은 기차는 들판에서 뻘겋게 녹슬고 있었다. 폭격의 순간을 말해 주듯이, 주위에는 아이의 깜장 고무신, 이불 보따리 그리고 어린 시절 그토록 갖고 싶던 이빨 빠진 하모니카 등이 가슴 아프게 널려 있었다.
하지만 그곳의 자연은 신비스러울 만큼 아르다웠다. 개성으로 이어지던 옛길에는 노루가 사람을 무서워하지...
■ DMZ, 그곳은 거대한 역사박물관이었다
전쟁이 끝난 지 50년도 넘었지만, 비무장지대(DMZ에는 발길 닿는 곳마다 전쟁의 상처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경의선이 지나던 옛 장단역은 온통 수풀로 뒤덮이고, 폭격을 맞은 기차는 들판에서 뻘겋게 녹슬고 있었다. 폭격의 순간을 말해 주듯이, 주위에는 아이의 깜장 고무신, 이불 보따리 그리고 어린 시절 그토록 갖고 싶던 이빨 빠진 하모니카 등이 가슴 아프게 널려 있었다.
하지만 그곳의 자연은 신비스러울 만큼 아르다웠다. 개성으로 이어지던 옛길에는 노루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제멋대로 뛰어다니고 있었다.
DMZ 사진작가 최병관이 경기도 파주시의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옛 장단역과 면사무소를 찾아갔을 때 본 그곳의 모습이었다.
최병관은 민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2년에 걸쳐 450일 동안 최전방 부대에서 군인들과 함께 생활하며 비무장지대를 3번이나 걸어서 횡단했다. 그리고 누구도 밟아 보지 못한 그곳의 생생한 모습을 10만 장의 사진으로 담아냈다.
그의 눈에 비친 비무장지대는, 더 이상 이나 그 어느 하나만의 것이 아니었다. 그곳은 우리의 지난 역사와 문화를 되돌아보게 하는 거대한 역사박물관이었다. 비록 끔찍한 전쟁을 통해 생겨난 슬픔의 땅이지만, 이제는 그 모든 슬픔이 흙으로 스러져 밑거름이 되고 우리의 지난날과 앞날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