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기도는 긴박하고 간절한 내용이 많아 대개 거칠고 투박합니다. 이런 우리의 기도가 한 개인의 절절함이 담긴 표현으로는 충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도는 간청일 뿐만 아니라 감사와 경외와 찬양을 드리는 것입니다. 기도란 다만 자신의 필요와 소원을 신청하고 돌아가는 사무적 행위가 아니라, 저 깊은 마음속 울림과 떨림에서 터져 나오는 탄성입니다.
기도를 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삶을 신앙적으로 끌어올리려는 진지한 질문과 고백으로 채워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신앙의 진전이 하나님을 더 알아 가고 현실의 도전을 극복해 가는 실력이라면, 이 실력은 그리스도와의 친밀한 교제로 쌓여 갑니다. 만남과 대화, 묵상과 사색을 통해 길러지는 이 성장 과정은 인격적 교제 속에서 이루어지기에 진솔하고 신비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끔은 이러한 여정이 모호하고 어리둥절하고 기이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내어 주시고 우리를 인도하시는 길과 방법이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칫 혼란스러워 보일 때도 있지만 이 흥미진진한 결속과 나눔 속에 담긴 신뢰와 감탄은 결국 시가 되고 노래가 됩니다.
이 책에 실린 기도문은 우리 교회 박나나 권사님이 권사회 회장으로 섬기던 해에 모임을 시작하면서 올린 기도 중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기도들이 서정적이며 진솔하고 아름다워 여러 성도들과 함께 나누어 읽기를 바라는 마음에 책으로 엮었습니다. 삶이 숫자로만 계랑되는 메마른 사회에서 신자만이 시적으로 사는 사람이라고, 그래서 우리의 행복은 아무도 빼앗을 수 없는 권리라고 소리 내고 싶습니다. - 서문
책 속으로
봄이 지나간 자리를 만져 보니
주님의 선물로 가득합니다.
무수히 많은 하나님의 손길을 스쳐 지나치고 마는
감각 없는 자가 되지 않도록
우리를 도우시기 원합니다.
우리의 삶에 바람 부는 날, 흐리고 캄캄한 날도 많았지만
그 거센 바람의 뒤척임과 지척을 분간할 수 없던 어두움은
우리를 깊이 만나고 싶어 하시는 하나님의 손짓이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