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말·7
지은이의 말·10
프롤로그 : 전쟁의 얼굴을 바꾼 1947년형 칼라시니코프 자동소총·11
1장 제2차 세계대전과 AK47의 탄생
AK 탄생의 씨앗, 브랸스크 전투·27
독학한 무기 설계자의 첫 시제품·32
독일과 소련의 총알 전쟁·37
러시아에서 고안, 독일에서 실현, 소련에서 완성·42
AK47의 은밀한 데뷔전·48
2장 논에서의 명성, 베트남전쟁
자유세계의 오른팔·57
소형 총알과 대형 총알의 각축전·66
M16의 탄생, AR15·77
AK47 vs. M16, 제1라운드·85
3장 판도라의 상자, 아프가니스탄
소련을 겨눈 무자헤딘의 AK·97
꽃피는 칼라시니코프 문화·116
게릴라들의 상징·120
4장 아프리카의 신용카드
가장 잔혹한 전쟁의 등장·129
소년병과의 전투·145
AK와 다이아몬드·150
블랙호크 다운·152
르완다에서의 종족 학살·156
아프리카의 일상으로 스며들다·161
5장 라틴아메리카에 꽃핀 ‘칼라시니코프 문화’
AK와 마약 카르텔·169
이란-콘트라 스캔들·173
총기 폐기 프로그램·186
정글의 게릴라들·190
몬테시노스 무기 스캔들·198
베네수엘라의 AK 대량 수입·205
6장 미국에 건너간 칼라시니코프
두 총기 거물의 만남·213
자본가가 되고 싶은 가난뱅이 무기 설계자·222
초등학교와 CIA 본부 AK 난사 사건·230
총기의 천국과 경찰의 무장·251
7장 UN, 미국, 그리고 대량 살상 무기
UN 무기회의와 미국의 폭탄 발언·267
미국 편인 중국과 러시아·271
총기 표지와 총알·탄피 추적·278
8장 숙명의 라이벌, 사막의 AK와 M16
모래 바람 속의 M16·295
촌뜨기 장갑을 덧댄 험비·311
미군·반군·민간인이 선택한 AK·316
9장 대중문화의 아이콘
평화와 예술의 상징·327
핑크색 직물과 반짝이로 뒤덮인 AK·337
칼라시니코프 보드카·341
에필로그 : AK와 잔디깎이
M16보다 믿음직한 AK47
AK47 돌격소총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베트남 참전군인들의 무용담에 단골로 등장하는 전설적인 총이었기 때문이다. 한국군은 베트남에서 처음 M16을 지급받았는데, 무더운 이국땅의 진창에 굴러도 흙만 툭툭 털어내면 곧바로 발사 가능한 적군의 AK47은 고장이 잦은 미군의 최신형 총기보다 믿음직스럽게 보였을 것이다. 비단 한국군에게만 적용되는 것도 아니었다.
“베트남전쟁에서 처음 실전에 투입된 미군의 표준 전투소총은 도입될 때부터 총알이 막히고 고장이 잦았다. 이런 문제들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북베트남군과 베트콩이 사용하는 AK47이 밀림의 근접전에서는 M16보다 우월하다고 믿는 미군 병사가 많았다.”(86쪽
비단 베트남전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2003년 이라크전의 미군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병사들은 M16과 달리 AK는 툭하면 사방이 온통 붉게 변했다가 칠흑같이 어두워지는 폭풍 속에서 흩날리는 흙먼지와 모래에 강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모래폭풍이 일 때면 M16은 걸핏하면 총탄이 걸려 발사가 되지 않았다. 그러면 분해해서 청소해야 했다. 병사들은 금세 총기를 랩으로 싸거나 더플백에 넣는 법을 배웠다. 어떤 병사들은 모래알 때문에 총기가 막히지 않도록 총신 양쪽 끝을 콘돔으로 감쌌다. AK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AK를 사용하는 병사들은 사막이라는 악조건에서 그것이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아챘다.”(310쪽
1949년 소련군이 처음 보병 기본 화기로 공식 채택한 순간부터 AK47은 작동이 간단하고 튼튼하며, 아무리 열악한 환경에서도 믿음직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며 값도 싼 총기로 명성을 떨쳤다. 총기의 기본인 신뢰성과 살상력에 가장 충실한 ‘명품’이었다.
하지만 AK47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무기”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데는 이런 기술적 장점 외에도 정치적 요인이 작용했다. 미국과 대결하는 냉전 상황에서 소련은 사회주의권 나라들뿐만 아니라 제3세계 비동맹국가들의 환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