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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자청비 : 칼 선 다리 건너 세상 농사 돌보니 -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저자 조현설
출판사 휴머니스트출판그룹
출판일 2012-11-19
정가 13,000원
ISBN 9788958625292
수량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시리즈를 펴내며 4
《자청비》를 읽기 전에 6
자청하여 태어난 자청비 13
운명적으로 만난 하늘나라 문 도령 32
문 도령과 몰래 맺은 하룻밤 인연 45
외로운 자청비와 하인 정수남의 싸움 58
정수남의 귓구멍에 꽂힌 담뱃대 71
청태산 할망의 베 짜는 여인 87
자청비, 칼 선 다리를 타고 나서 문 도령과 혼인하다 102
문 도령의 죽음과 서천꽃밭 길 126
뼈가 붙고 살이 오르는 환생꽃 134
인간 세상에 내려온 세 세경신 150
신화 속 주인공들의 이름 _ 네 이름은 뭐니? 30
헤어지며 나누는 물건 _ 다시 만나기를 약속하며 56
하늘과 땅, 오르내리기 _ 하늘 길의 수수께끼 98
삼세번의 의미 _ 숫자 3의 신화적 비밀 124
신화 공간 탐구 _ 서천꽃밭에 가 보자! 148
이본 살펴보기 _ 다시 보기 164
깊이 읽기 _ 풍흉은 어디에서 오는가? 168
함께 읽기 _ 자청비 되어 보기 175
참고 문헌 179
1. 제주도를 대표하는 농사의 여신 이야기

우리 신화에는 여신들이 많습니다. 그중 자청비는 제주도를 대표하는 여신으로, 제주도 심방(무당들이 농사나 목축이 잘 되기를 비는 굿을 할 때 부르는 〈세경본풀이〉의 주인공이지요. 바리데기 신화가 한반도 전체에서 전승된 우리나라 대표 여신이라면, 자청비 신화는 제주도 안에서만 제주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면서 탄생했습니다. 그래서 자청비는 제주 여성의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닮았고 자청비의 얼굴에는 제주 어멍, 제주 할망 들의 씩씩한 모습이 배어 나오지요. 자청비는 남성 중심적인 사회가 여성에게 부과한 여러 가지 제약을 돌파하는 여성입니다. 나중에 남편이 되는 문 도령보다 글재주도 뛰어나고, 씨름, 달리기, 오줌 멀리 싸기 시합을 벌여서도 이기지요. 결국은 서천꽃밭에서 환생꽃을 얻어 와 죽은 문 도령의 생명을 되살리기까지 합니다. 죽은 생명을 살려내는 지혜와 힘은 자청비를 농사의 풍흉을 좌우하는 여신에 오르게 합니다. 자청비가 겪는 갖은 시련은 한 해의 농사에 닥쳐오는 갖은 재해를 상징하며, 자청비는 세상의 마른 땅에 생명을 주는 공평하고 영험한 존재가 됩니다.

2. 운명에 맞선 거침없는 여신의 활약상

우리 신화 속 여신들은 태어날 때부터 신의 지위에 있었던 그리스 신화의 신들과는 달리 인간으로 태어났다가 신이 됩니다. 평범한 여성이 고통의 과정을 무사히 거친 후에 여신으로 새로이 태어나는 과정을 보여 주는 이야기가 바로 신화인 것이지요. 자청비는 바리데기처럼 딸이라는 이유로 버려지는 인물은 아닙니다. 오히려 부모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태어나 자라나지요. 자청비의 이름도 부모님이 ‘자청하여 태어났다’고 하여 자청비로 붙여졌습니다. 하지만 자청비 역시 여러 가지 고난과 시련을 거칩니다. 하늘나라 문선왕의 아들 문 도령을 만나 결혼하려는 과정에서 갖가지 시험을 치르지요. 남장을 한 채 문 도령과 함께 글공부를 하고, 하인 정수남의 괴롭힘을 극복하고, 불길이 이는 칼 선 다리를 건너오라는 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