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가짜 뉴스의 시대, 믿음과 확신에 던지는 질문
1장 몽테뉴의 경고
인간보다 더 형편없는 존재는 없다
우리는 이 세상을 감성으로 더럽힌다
오만한 사람들의 치명적인 사회성
2장 분노 공장
구글은 다 안다
호두 껍질 밑에 동전이 있을까?
확신을 양성하는 신병 훈련소
3장 삽이 휘는 곳
마음 깊은 곳의 기반암
확신은 자아상을 반영한다
믿음은 어떻게 확신이 되는가
4장 오만함이라는 이데올로기
진실에 적개심을 품은 사람들
트럼프는 있는 그대로 말한다
백인의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
오만함과 무지 그리고 경멸
5장 자유주의와 정체성의 정치
오만한 자유주의자
정체성의 정치에 대한 오해
자유주의자는 보수주의자보다 똑똑한가?
경멸의 정치학
6장 민주주의와 확신의 문제
소크라테스의 교훈
오만에서 자유로워지는 법
철인왕과 이성의 공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실
감사의 말
주석
참고 문헌
찾아보기
무엇이 ‘사실’의 문제를
‘확신’의 문제로 바꿔버리는가?
현대 정치의 일부가 되어버린 오만의 문제를 탐사하다
영어에는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고 잘난 척하는 사람을 가리킬 때 쓰는 ‘노잇올(know-it-all’이라는 표현이 있다. 이 이야기를 듣고 곧바로 주변의 한두 사람쯤 떠올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책 《우리는 맞고 너희는 틀렸다》는 명절 때마다 정치 이야기에 핏대 올리는 술 취한 삼촌이나 커피 마시는 것 하나까지 옳고 그름의 잣대를 들이대는 피곤한 친구에 관한 일화를 넘어서 우리의 정치적 풍경의 일부가 되어버린, 더 나아가 문제의 핵심이 자리하게 된 ‘노잇올’, 즉 도덕적이고 지적인 오만함의 문제를 탐사한다.
정치가 좌파와 우파 사이의, 여당과 야당 사이의 줄다리기 싸움처럼 보이는 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 이 둘 사이의 거리는, 우리가 촛불과 태극기 사이에서 거대한 심연을 느끼듯 그 어느 때보다 멀어 보인다. 둘 사이에 공통분모는 갈수록 적어지고 심지어 가장 하찮은 사안마저 논쟁과 의심의 대상이 된다. ‘가짜 뉴스’는 그저 내 맘에 들지 않는 뉴스를 일컫는 표현이 되었다. 그리하여 기후변화와 백신, 그리고 선거 결과 같은 ‘사실’의 문제까지 흔들리고 있다. 저자는 탈진실의 시대에 인간의 조건이 되어버린 오만함의 문제를 철학적으로 깊숙이 탐사하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믿음과 확신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경멸과 우월감으로 무장한 채 파벌주의의 덫에 빠져버린 민주주의에 확실한 경종을 울린다.
진실의 경계가 무너져 내린
가짜 뉴스의 시대
내가 믿는 것이 곧 ‘나’이다
2016년 12월 에드거 웰치라는 남자가 자동소총으로 무장하고 워싱턴 DC의 한 피자 가게에 들어섰다. 인터넷 커뮤니티 〈포챈4chan〉을 중심으로 힐러리 클린턴과 다른 민주당 정치인들이 가게 지하에서 아동 성매매 조직을 운영한다는 뉴스가 떠돌고 있었다. 웰치는 이를 자체 수사하기 위해 그곳에 간 것이었다. 놀랍게도(! 그 정보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