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에게는 모든 곳들이 바다다. 항상 물결이 치며 고정된 모든 것을 부유시키고 중심과 주변의 구별을 해소시키는 바다 말이다. 박진영의 사진의 힘은 고체를 액체로 돌려놓는 바다의 힘처럼 사회의 경직된 것들을 풀어헤쳐 놓는다. 그의 사진은 작은 쪽배처럼 정처 없이 떠다녀 우리들을 한 번도 가본 곳이 없는 곳으로 데려다 놓을 것이다. 두렵고 기대 된다.”
- 『두 면의 바다』, 이영준, 「두 면의 바다, 두 면의 사진」 중
바다를 사이에 두고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작업 중인 사진가 박진영(Area Park의 작품집 『두 면의 바다』가 출간되었다. “설명할 수 없는 혹은 관여할 수 없는 일이나 상황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충실한 기록뿐이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20여년간 시간의 궤적을 거치며 기록에 충실했던 그의 지난 사진 여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박진영의 거의 모든 시리즈를 망라한 첫 사진집인 『두 면의 바다』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섹션은 초기작인 <386세대>와 <서울, 간격의 사회>, <도시 소년> 등 박진영이 도시와 개인의 관계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한국 사회가 지닌 부조리함을 드러내왔던 작품들을 보여준다. 두 번째 섹션은 해양경찰의 순시선을 타고 동남아를 항해하며 배의 창문을 통해 바라본 바다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 섹션에서는 일본에 머무는 당시 경험한 3.11 대지진 이후 그 흔적을 기록하는 <사진의 길>시리즈 와 폐허가 된 재해 현장에서 발견한 <카네코 마리 앨범> 사진 등을 담고 있다.
또한 이 책에는 사진비평가이자 기계비평가인 이영준이 박진영과 그의 사진에 대하여 쓴 에세이 「두 면의 바다, 두 면의 사진」도 함께 수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