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경의 역사』는 강화도 ‘돈대’를 소재로, ‘중심과 변경’, ‘지배와 복종’, ‘권력과 배제’라는 측면에서 한국의 현재와 과거, 미래를 시간의 씨줄과 공간의 날줄로 엮어 본 이상엽의 사진집이다. 조선의 변경이었던 강화도 돈대의 지리적 상황을 현재의 시간에 빗대어 재구성한 이 사진집은 1871년 조선과 미국 사이에 벌어진 신미양요를 모티프로 삼는다. 서구 문명과의 격전지였던 강화도 돈대의 미해군 측 아카이브 사진을 비롯해, 현재 일부 군사지역으로 사용되기는 하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돈대와 변방지대를 두루 살피고 기록한 사진들이 수...
『변경의 역사』는 강화도 ‘돈대’를 소재로, ‘중심과 변경’, ‘지배와 복종’, ‘권력과 배제’라는 측면에서 한국의 현재와 과거, 미래를 시간의 씨줄과 공간의 날줄로 엮어 본 이상엽의 사진집이다. 조선의 변경이었던 강화도 돈대의 지리적 상황을 현재의 시간에 빗대어 재구성한 이 사진집은 1871년 조선과 미국 사이에 벌어진 신미양요를 모티프로 삼는다. 서구 문명과의 격전지였던 강화도 돈대의 미해군 측 아카이브 사진을 비롯해, 현재 일부 군사지역으로 사용되기는 하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돈대와 변방지대를 두루 살피고 기록한 사진들이 수록 된 결과물이다. 사진가로서 ‘잔인한 현장’을 마주하며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입장과 현실에 개입하고 변혁을 꾀하는 입장 사이에서, 이상엽이 찾은 해법은 바로 ‘변경’이었다. 유동하는 자본 논리와 지배문화에 따른 중심과 주변의 경계는 그의 사진 속에서 끊임없이 다시 그어지는 변경의 선이며, 이는 눈 앞에 보일 수도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 풍경과 같은 것이다. 이전까지 그의 사진이 우리 사회의 개발과 욕망에 따른 ‘변경’에 주목했다면『변경의 역사』는 ‘시간’이란 선 상에서 목적적/상대적/상보적 역사성을 회고하며 주변부로 밀려난 한국 근현대사의 흔적을 발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글 위주였던 그의 이전 사진집과 달리, 『변경의 역사』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기록된 아카이브와 현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