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를 통해 바라본, 오늘날 현대예술의 현주소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침대는 과학입니다.’
약 25년 전 등장했던 한 파격적인 광고 문구다. 당시 지적인 이미지로 한창 인기를 구가하던 멋진 남자 탤런트가 TV 속에서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내뱉은 이 한 마디는 단순한 광고카피를 넘어, 우리가 익숙하게 바라보던 침대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일종의 예술적 환기 효과를 가져왔다.
오늘을 사는 현대인의 일상은 대체로 자본주의적 이데올로기에 갇혀있다. 그래서 무의식적이며 습관적으로 반복되는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소비로 상징되는 자본주의와 물신주의적 이데올로기를 걷어내는 것은 인간성의 회복과 각 개인의 정체성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많은 현대예술가들이 일상에 주목하고 그 속에서 우리 삶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한 단초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저자는 매일매일 우리가 일상의 시작과 끝에서 마주하는 침대라는 오브제에 주목하고 이를 예술로 구체화시킨 여섯 명의 작가들을 다룸으로써 오늘날 현대예술의 현주소를 가늠한다. 침대는 ‘탄생과 죽음’, ‘쾌락과 욕망’과 같이 지극히 인간적인 삶을 뒷받침해주는 상징적인 오브제다.
트레이시 에민, 프리다칼로, 라우센버그,
오노 요코, 안토니 곰리, 펠렉스 곤잘레스 토레스까지
이 책은 현대사회의 이데올로기적 측면을 분석하고 이를 해체하기 위한 답을 일상에서 찾은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침대를 통해 자신의 비참했던 삶과 흔적을 강조한 ‘트레이시 에민 Tracey Emin’ 을 필두로, 침대를 혁명적인 형식으로 재창조한 ‘로버트 라우센버그 Robert Rauschenberg’, 침대 위에서 거의 한평생을 보낸 ‘프리다 칼로 FridaKhalo’를 다루었다. 또 동양인으로서 1960~70년대 서양 미술의 최전선인 뉴욕에서 시대와 사회적 이슈를 리드했던 ‘오노 요코 Ono Yoko’의 삶과 작품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