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제1부
앵두
싸이프러스 사이로 난 눈길을 따라
허밍, 허밍
갈대
입춘
내가 갈아엎기 전의 봄 흙에게
점안(點眼
해감
공손한 손
용접
꽃눈이 번져
손톱을 깎는 것은
황홀한 국수
처소
눈?
당신의 입속
숨의 기원
모과라 부를 수 없는 것
민박
쌀이 울 때
한김 나간 뒤
제2부
멈춰라, 토끼
다알리아
평상
누우면 눈이 감기고 일어서면 눈이 떠지는 인형처럼
깻대를 베는 시간
네 입속에 혀를 밀어넣듯
책의 등
크고 넉넉한 옷
목련에 기대어
무늬
저수지
거울
매미
검은 발자국
아랫목
머루
슬픈 부리
젖은 모래의 여덟시
데미안
과수원
제3부
비비추
막간
물목
저녁에 이야기하는 것들
아직도 어둡고 찬
눈과 황소
꽃과 저녁에 관한 기록
꽃무릇
겨울강
효자
모과불(佛
곡우
우륵
하류
만삭
오후
치약
손님
입
거위들
푸른 고치
해설│구모룡
시인의 말
출판사 서평
2002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이래 농촌의 따스함과 도시생활의 불화를 관통하면서 화해와 인정의 세계를 노래해온 고영민 시인의 두번째 시집 『공손한 손』이 출간되었다. 첫시집 『악어』(2005를? 펴낸 이래 4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가족공동체와 향수, 따뜻한 추억을 불러내 사라져가는 풍경을 쉽고 편안한 언어와 웅숭깊은 사유를 통해 펼쳐 보인다.
그의 시는 사라지고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집착과 그리움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추억을 환기하는 데서 머물지만은 않는다. 독특한 어법을 통해 추억의 가...
2002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이래 농촌의 따스함과 도시생활의 불화를 관통하면서 화해와 인정의 세계를 노래해온 고영민 시인의 두번째 시집 『공손한 손』이 출간되었다. 첫시집 『악어』(2005를 펴낸 이래 4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가족공동체와 향수, 따뜻한 추억을 불러내 사라져가는 풍경을 쉽고 편안한 언어와 웅숭깊은 사유를 통해 펼쳐 보인다.
그의 시는 사라지고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집착과 그리움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추억을 환기하는 데서 머물지만은 않는다. 독특한 어법을 통해 추억의 가치는 늘 현재적 의미를 띠고 강한 울림을 던져준다는 데 그의 시의 특장이 있다. 손택수 시인의 말처럼 그의 시들에는 “그늘지고, 흐릿하고, 야윈 풍경들에 대한 편애가 유독 눈에 띈다. 야단스럽게 들떠 있는 말들은 결코 자신의 몫이 아니라는 듯이, 쓸쓸하게 저물어가는 생의 뒷면을 차분히 응시하고 있는 그의 시는 안온하다.”(손택수 ‘추천사’ 그렇다고 그의 어조가 과거지향적이거나 수동적, 의고적이라 보기는 힘들다. 얼핏 보면 익숙하고 낡은 소재들에 경쾌한 생명력을 부여하고 시원스럽게 돌파해가는 것은 고영민만의 독보적 해학과 유머를 통해서이다.
한나절 사과나무에 약을 친 아버지가 물큰 농약냄새를 풍기며 내게 걸어와 마스크를 벗으며 하시는 말이, 너 하루종일 약통에다 뭐라 썼는지 내 다 안다!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