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식물학자의 자연 결핍 증후군
봄
첫 번째 산책_ 들어오세요, 열렸습니다
두 번째 산책_ 지난날 우리가 알던 그 정원이 아니다
세 번째 산책_ 하늘을 나는 종이비행기
여름
네 번째 산책_ 뜻밖의 밀항꾼들
다섯 번째 산책_ 하늘에서 뚝 떨어진 식물
여섯 번째 산책_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일곱 번째 산책_ 땅속에서 찾은 보물
여덟 번째 산책_ 비옥한 정원, 사라지는 습지
가을
아홉 번째 산책_ 해도 되는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
열 번째 산책_ 정원을 건강하게 하는 다이어트
열한 번째 산책_ 정원을 가꾸면 행복할까?
열두 번째 산책_ 악의 꽃이 손짓하는 금단의 정원
겨울
열세 번째 산책_ 떠나가기 전에 이름을 불러 주오
열네 번째 산책_ 식물은 세계 시민이다
열다섯 번째 산책_ 암그루였다가 수그루였다가, 성을 바꾸는 식물
열여섯 번째 산책_ 스모그를 헤치고 온 손님
옮긴이의 말
자연을 그리워하는 나와 당신에게 식물학자가 건네는 위로
현미경만 들여다보던 식물학자,
할아버지의 정원을 물려받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돌아오면 할아버지의 정원으로 달려가 시간을 보내던 소년이 있었다. 코르크 따개처럼 도르르 말린 덩굴손으로 모험 이야기에 등장하는 해적의 쇠갈고리를 만들어 놀고, 식물에 거름을 준다며 아무 데서나 오줌을 갈기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텃밭에서 거둔 채소가 식탁에 오르는 것을 찝찝해하던 개구쟁이는 자라서 식물학자가 되었다. 그리고 세월이 흐른 만큼 할아버지의 기력이 많이 떨어져 정원 일을 하시기가 힘들어지자 식물학자가 된 손자가 할아버지의 정원을 물려받아 가꾸기 시작했다. 손수 정원을 가꾸자 실험실에 틀어박혀 현미경만 들여다볼 때는 몰랐던 식물의 이야기가 들렸고, 자연과 더 가깝게 교감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저자는 식물이 들려준 이야기를 《식물학자의 정원 산책》에 담아 세상에 내놓았다. 식물을 연구하는 학자답게 과학적 지식을 잘 버무려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임무도 잊지 않았다.
식물이 만족하지 않는 정원에서는
우리도 진정한 만족을 느낄 수 없다!
정원을 가꾸면 행복할까? 그렇다. 정원이나 텃밭은 개인은 물론이고 공동체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여러 연구 결과가 보여 주듯 규칙적으로 꽃을 가꾸고 채소를 키우는 사람은 대체로 정신이 건강하고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낮으며 신체 활동량이 많고 인간관계도 풍성하다. 이런 효과는 정원을 직접 가꾸지 않고 근처에 살기만 해도 어느 정도 누릴 수 있다. 그런데 연구 결과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저 정원의 주인이라고 해서 모두 똑같은 혜택을 누리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조사 결과 심리적인 면에서는 환경 의식이 투철한 쪽이 더 큰 득을 보는 것으로 드러났고, 그런 사람들이 나무를 많이 심으면 공동체에도 더 큰 이익이 돌아간다고 한다.
반대로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개인의 만족을 위해서만 정원을 가꾸는 행위는 환경 파괴로 이어지는 일이 흔하다. 물을 너무 자주 줘서 식물을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