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1. 화려한 왕비의 쓸쓸한 산해진미
_ 카트린 드 메디치가 프랑스 음식 문화에 끼친 영향
2. 조선 선비의 못 말리는 술 사랑
_ 송강 정철과 자연의 운치를 담아낸 전통주의 세계
3. 음악의 아버지, ‘이슬람의 음료’를 찬양하다
_ 종교음악의 대가 바흐가 사랑한 커피, 그리고「커피 칸타타」
4. 생굴, 커피와 함께한 어느 작가의 일생
_ 발자크의 구강기 애착 성향과 그의 식탐
5. 제인 오스틴과 홍차 한 잔을
_ 명작을 탄생시킨 티타임의 수다
6. 칠면조 요리가 물에 빠졌을 때, 그는 울었네
_ 시대를 풍미한 작곡가 로시니의 음악 사랑, 음식 사랑
7. 취하라, 위험한 초록빛 액체에
_ 랭보와 고흐 등 예술가들이 사랑한 술 압생트와 19세기 예술의 풍경
8. 디킨스가 차린 크리스마스 만찬
_ 빅토리아시대 영국 음식 문화의 빛과 그림자
9. 망국의 한을 달랜 냉면 한 사발
_ 고종 황제의 ‘초딩’ 입맛과 냉면 이야기
10. 미식의 신세계를 열어젖힌 ‘꼰대’
_ 20세기 일본이 사랑한 미식가 기타오지 로산진의 소박한 까칠함
11. 삶은 부츠와 신발끈 스파게티
_ 찰리 채플린의 무성영화 시대와 인간 소외를 풍자한 음식 이야기
12. 고통을 이겨낸 예술가의 레시피
_ 프리다 칼로와 그녀가 만든 음식들
13. 그녀, 전혜린과 아련한 유럽의 맛
_ 한국 여성이 엿본 1950년대 유럽 식문화
14. ‘상남자’가 사랑한 술
_ 헤밍웨이가 사랑한 럼과 시가로 느끼는 쿠바의 정취
15. 나쁜 남자, 뱀장어 스튜를 그리다
_ 피카소의 화려한 여성 편력, 소박한 식탁
16. 1930년대 경성, 술 권하는 뒷골목
_ 현진건이 본 식민지시대 선술집 풍경과 내장 요리
17. 세기의 미녀, 달콤쌉싸름한 유혹 속으로
_ 오드리 헵번의 숨겨진 초콜릿 사랑
18. 로큰롤 제왕의 소울푸드는?
_ 샌드위치와 1960년대 미국 음식 문화
19. 빵 굽는 혁명
그들이 사랑한 것은 혀끝에 감긴 음식의 맛이 아니라 아스라한 기억과 끝없는 그리움이었다!
화려한 왕비 카트린 드 메디치가 즐겼던 아티초크,
음악의 아버지 바흐를 사로잡은 ‘이슬람의 음료’ 커피,
디킨스가 차린 크리스마스 만찬 식탁에 오른 트웰프스 케이크와 플럼 푸딩,
1950년대 유럽의 한국인 유학생 전혜린이 잊지 못한 헝가리언 굴라시,
아름다운 배우 오드리 헵번을 구해준 초콜릿,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사랑한 맥주…….
‘눈물 젖은 빵’의 시대에서 식탐의 시대로
프랑스의 유명한 미식가 브리야 사바랭은 이런 말을 남겼다. “당신이 먹는 것을 나에게 말해보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이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음식’은 어떤 사람을 규정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좋아하는 명사들은 어떤 음식에 왜 취했을까.
맛있는 음식이 넘쳐나는, 그야말로 미식의 시대다. 세상이 글로벌화되면서 식탁도 글로벌화되어 이제는 우리 한식이나 중식, 일식, 이태리식뿐만 아니라 동남아, 인도, 멕시코, 북유럽 음식들까지 낯설지 않게 된 세상이다. 독일의 문호 괴테가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적이 없는 자와 인생을 논하지 말라’고 했듯이, 오랫동안 음식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존 조건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음식을 생존을 넘어 탐하는 대상이 된 시대에 살고 있다.
<식탐일기>는 시대와 국경을 초월하여 맛있는 음식 속에 담긴 파란만장한 사람들의 이야기, 희로애락이 담긴 한 그릇의 음식과 한 잔의 음료가 전하는 색다른 역사 이야기다. 운치에 죽고 운치에 살았던 조선 선비 송강 정철의 못 말리는 술 사랑,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몰아서 글을 쓰고 폭식과 폭음을 일삼았던 발자크, 여자들끼리 갖는 티타임의 수다에서 인생의 본질을 발견한 제인 오스틴의 홍차 한 잔, 음악가로서만큼 미식가로 유명했던 로시니를 울게 한 음식, 빅토리아시대 영국 음식 문화의 빛과 그림자를 보여준 찰스 디킨스의 명작들, 우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