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수자 서문
서문 회고록 제안을 받고
1장 유년의 기억
2장 프랑스의 첫인상
3장 처음 구입한 그림
4장 화상의 길에 들어서다
5장 1890년, 몽마르트르
6장 젊은 화가들의 거리
7장 지하식당의 만찬
8장 애호가와 수집가
9장 루브르의 〈올랭피아〉 앞에서
10장 모네에서 피카소까지
11장 내가 만난 사람들
12장 출판업자와 작가로서의 볼라르
13장 전쟁 그리고 전후
14장 나의 여행 이야기
15장 화가들이 작가에게 주는 상
16장 시골에 집을 사다
17장 기인 외젠 로티에
에필로그
후일담
화가·조각가 인명사전
찾아보기
파리 미술계의 중심에서 만난 사람 사람 사람
앙브루아즈 볼라르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장사꾼의 회고록’을 내고 싶다는 출판사의 요청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미술상으로서의 그의 삶을 좇다 보면 그 시대의 미술계를 함께 지켜보게 된다. 가감 없이 기록한 초기에 인상파에 대한 비난들을 보면 그들에 대한 평가가 얼마나 극명히 변했는지를 느낄 수 있다. 마네의 처남이 마네의 사망 후에 〈막시밀리안의 처형〉을 조각내어 처분하고, 뤽상부르 미술관이 고갱과 카유보트의 작품 기증을 거부했던 일화를 읽다 보면 그 가치를 아는 현대인들은 경악할 것이다. 볼라르의 실수로 그림의 이름이 잘못 붙을 때마다 관객과 평론가의 평가가 극명히 바뀌던 일화는 하나의 블랙코미디에 가깝다.
볼라르의 회상 속에서 인물들은 생생히 살아 숨 쉰다. 회고록에 등장하는 예술가는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고갱, 드가, 로댕, 르누아르, 마욜, 마티스, 세잔, 세뤼지에, 시냐크, 피카소 등 그 당시 활동하며 직접 만난 예술가들은 물론, 건너 들은 작가들의 평가까지 모두 담았다. 볼라르는 다른 화가의 부탁으로 드가에게 어떤 재료를 쓰는지 물었다가 핀잔을 듣고, 로댕이 작업실에서 작품들을 깨부수는 모습을 보며 놀란다. 볼라르를 찾은 수집가들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세르비아의 전 국왕에게 왕권을 비판한 그림을 판매했다가 환불을 요청받고, 세잔의 작품을 놓쳐서 안타까워하는 미국의 설탕왕 해브메이어에게 다른 그림을 팔아치우기도 한다.
한편 볼라르는 이 책에 출판업자로서 판화집을 만들던 경험도 상세히 풀어놓는다. 유명한 화가들을 섭외해 판화 작품을 만드는 것은 당시로서는 매우 드문 출간 방식이었는데, 그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책들은 소장 가치가 매우 높았다. 그는 또한 이 회고록을 쓰기 전에 작가로서 르누아르, 드가, 세잔의 전기를 직접 집필했는데, 저명한 화가들에 대한 자신의 책이 평론가들에게 어떤 비난과 칭찬을 들었는지도 회고록에 거리끼지 않고 기록했다. 자신에 대한 평가조차 좋은 이야기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