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제1부
간격
이끼
봄날은 간다
염소의 저녁
적막
여치소리를 듣는다는 것
토란잎
툇마루가 되는 일
때죽나무꽃 지는 날
전전긍긍
도끼
덜컹거리는 사과나무
눈보라
곰장어 굽는 저녁
독야청청
살아남은 자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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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나비의 문장
춘향터널
복숭아
가련한 그것
월광욕
꽃 지는 날
굴뚝
모퉁이
서울로 가는 뱀
중요한 곳
대접
앵두의 혀
시골 중국집
연꽃 방죽
쑥부쟁이 하숙집
돌아누운 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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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부
어느 빈집
황사
간절함에 대하여
주저앉은 집
돌의 울음
풀물
푸른 신발
기차는 잡아당긴다
개구리 울음소리
새와 나무
조팝꽃
나중에 다시 태어나면
강
그물
겨울 아침
외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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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부
옆모습
혈서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
장끼 우는 봄
햇볕의 눈
모기장 동물원
붉은 달
주름
바람의 두께
물기 없는 입
드디어 미쳤다
왜가리와 꼬막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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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 권혁웅
시인의 말
출판사 서평
안도현 시인의 여덟번째 시집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가 창비에서 출간되었다.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세밀한 관찰과 아름다운 서정을 바?탕으로 ‘관계’에 대한 깊이있는 탐색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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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시인은 맑은 시심을 바탕으로 낭만적 정서를 뛰어난 현실감으로 포착해온 시인이다. 그의 시는 보편성을 지닌 쉬운 시어로 본원성을 환기하는 맑은 서정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첫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에서 90년대 초반까지 곤궁한 삶의 현장의 비애를...
안도현 시인의 여덟번째 시집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가 창비에서 출간되었다.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세밀한 관찰과 아름다운 서정을 바탕으로 ‘관계’에 대한 깊이있는 탐색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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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시인은 맑은 시심을 바탕으로 낭만적 정서를 뛰어난 현실감으로 포착해온 시인이다. 그의 시는 보편성을 지닌 쉬운 시어로 본원성을 환기하는 맑은 서정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첫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에서 90년대 초반까지 곤궁한 삶의 현장의 비애를 담아냈던 시인은 90년대 후반 이후부터는 직접적인 현실 묘사에 한발 거리를 두면서 자연과 소박한 삶의 영역을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한다. 이번 시집은 이러한 탐구가 ‘관계’들에 대한 시적 성찰을 가능케 하는 경지에 이르고 있다.
이 시집에서는 인간 사이의 여러 관계 중에서도 ‘사랑’에 대한 탐색이 두드러진다. 시인이 바라보는 사랑은 세속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가령 ‘소리’를 헤아리는 것에서 시인은 사랑의 의미를 찾는다. 시인은 “외롭다든지 사랑한다든지 입밖에 꺼내지 않고” 타인에게 “귀를 맡겨두는 것”(「여치소리를 듣는다는 것」, “오도카니 무릎을 모으고 앉아/여치의 젖은 무릎을 생각한다는 것”을 사랑이라고 말한다. 그 사랑은 또한 “빗소리만큼” 작게 들리는 것에 귀를 기울여 “사랑하기 때문에 끝내/차지할 수 없는 게 있다는”(「토란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