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다섯 명의 작가가 ‘그날의 메아리’를 좆았다
단비의 새 책 『그날의 메아리』는 1919년 3월 1일 경성의 파고다 공원에서 울려 퍼졌던 ‘대한 독립 만세’의 메아리를 오채, 정명섭, 박정애, 설흔, 하창수 작가가 자신만의 색깔로 찾아나가 엮은 단편집이다. 이야기는 1919년 경성의 파고다 공원, 천안의 아우내 장터, 화성의 제암리를 지나 임시정부가 있던 중국의 충칭 남쪽 강 건너 난안 단쯔스라는 곳의 쑨자화위안과 독립운동이 한창인 1920년대 일본제국주의 공권력의 상징과도 같은 종로경찰서라는 공간까지 울려 퍼져 있는 ‘그날의 메아리’들을 저마다 다른 빛깔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 개성 강한 다섯 작가의 서로 다른 시공간과, 새로운 인물들이 빚어내는 ‘그날’들에 대한 이야기는 묘하게 어우러져 ‘그날의 메아리’라는 큰 제목 아래에서 하나의 빛깔로 엮이어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다.
다섯 작가의, 다섯 가지 메아리
표제작인 오채 작가의 「그날의 메아리」는 일본군에게 부모를 잃고 할머니와 단둘이 살아가는 ‘은덕’이가, 자매와 같던 언니의 독립운동을 지켜보다 함께 그 길에 서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부모가 죽고, 언니가 잡혀가도 가슴에 나는 천불을 어쩌지 못해 태극기를 들고, 원수 왜의 군대 앞에 두려움을 무릅쓰고 ‘독립 만세’를 외치는 은덕의 모습은 ‘사랑’으로 무장되어 있기에 누구보다 힘 있고 당당하다. “은덕아, 용기는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야. 두려워도 행동하는 거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지만, 곳곳에서 만세 소리가 울려 퍼질 걸 생각하면 행복해. 저들은 총과 칼로 나오지만 우리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가는 거야.”라는 언니의 말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정명섭의 「소난지도에서 제암리까지」는 군인으로서 일본군에 맞서다 군대가 해산된 뒤 의병활동을 하던 홍원식의 활약상이 생생한 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