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1 느린 폭력, 신자유주의, 그리고 환경 피카레스크
2 고속감기 화석: 석유 독재와 자원의 저주
3 파이프 드림: 켄 사로위와, 환경 정의, 그리고 극소수 민족의 권리
4 느린 폭력, 젠더, 그리고 빈자의 환경주의
5 상상되지 않는 공동체: 메가댐, 근대성의 상징 기념물, 그리고 개발 난민
6 에코빌리지의 이방인: 인종, 관광 산업, 그리고 환경 시간
7 후유증의 생태학: 정밀 타격전과 느린 폭력
8 환경주의, 탈식민주의, 그리고 미국학
맺음말 해저에서 보는 풍경: 저항의 미래
주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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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골자를 이루는 세 가지 관심사
첫 번째는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스스로 명명한 이른바 ‘느린 폭력’에 대해 정치적·창의적·이론적으로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믿음이다. 느린 폭력이라는 표현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눈에 보이지 않게 일어나는 폭력, 시공을 넘어 널리 확산하는 시간 지체적 파괴, 일반적으로 전혀 폭력으로 간주되지 않는 오랜 시간에 걸쳐 벌어지는 폭력이다. 폭력은 관례상 시간적으로는 즉각적이고 공간적으로는 폭발적이거나 극적인, 즉 바로 눈앞에서 충격적으로 펼쳐지는 사건이나 행동을 지칭한다. 저자는 우리가 그와는 다른 유의 폭력, 즉 극적이지도 즉각적이지도 않지만 점점 더 불어나고 축적되며, 그 영향력이 넓은 시간 규모에 걸쳐 퍼져가는 폭력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느린 폭력의 비가시성에서 비롯되는 표현적·서사적·전략적 과제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믿는다. 기후 변화, 녹아내리는 지구 빙권(氷圈, 독성 물질의 이동, 생물 증폭(biomagnification, 삼림 파괴, 전쟁으로 인한 방사능 물질 피해, 해양 산성화, 서서히 펼쳐지는 숱한 환경 재앙은 단호하게 결집하고 행동하기 위한 노력을 가로막는 엄청난 표현상의 애로를 겪는다. 전쟁으로 인한 독성 물질의 피해, 혹은 기후 변화에 따른 결과인 장기간에 걸친 인간 및 생태계의 파괴, 그리고 경악할 정도로 도외시된 피해자들은 인간의 기억에 살아 있지도 전략적 계획에 제대로 표현되지도 않는다.
두 번째 관심사는 빈자의 환경주의다. 느린 폭력의 주된 피해자는 자원이 결핍된 가난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들의 가난은 삶의 수많은 영역에 파고드는 느린 폭력의 비가시성으로 인해 더욱 악화한다. 눈에 보이는 폭력에 치우친 우리 시대 미디어의 경향성은 터보자본주의(turbo-capitalism: 사회 평형을 유지하고 사회 불안을 잠재우는 조치가 부족한 자본주의에 의해 일회용으로 치부되는 생태계의 취약성을 가중시키는가 하면, 동시에 케빈 베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