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보이지 않는 ‘감정 쓰레기통’
누가 우리 반 괴물일까?
잘 나가는 연예인을 한순간에 궁지에 몰아넣는 악성 댓글,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이답게 행동하는 아이를 비난하는 안티카페, 메신저나 SNS로 시도 때도 없이 언어폭력을 가하는 사이버 불링. 스마트폰의 보편화로 사이버 폭력이 빈번해지고, 그 유형도 더욱 악랄해졌다. 그로 인한 피해자의 사고는 매번 충격과 안타까움을 남긴다. 가해자는 연령을 불문하지만 대부분의 사이버 폭력은 청소년 집단에서 많이 발생한다. 그리고 가해 학생들의 주된 변명은 ‘장난이었다.’, ‘욕을 먹을 만하다.’, ‘나도 예전에 당했다.’ 등의 합리화라고 한다. 《나는 안티카페 운영자》는 이런 이슈들을 다룬 소설이다.
이야기의 중심인 ‘오사랑 안티카페’는 정원이 스무 명도 채 안 되지만 비방, 욕설, 허위 사실 유포, 초상권 침해 등 거의 모든 사이버 범죄가 일어나는 공간이다. ‘오사랑’을 흉볼 밑밥을 던지고, 거짓 정보인 걸 알면서도 반응하고, 분위기에 휩쓸려 거들고, 동조 욕구로 또 다른 밑밥을 던진다. 다른 데서 받은 스트레스를 오사랑을 겨냥하여 풀기도 한다. 이 모든 회원은 같은 반 아이들이다. 그리고 안티카페 운영자는 과거에 오사랑이 주도한 ‘학폭’의 피해자였다.
이 책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모호한 학교 폭력의 여러 모습을 다루어, 사이버 불링의 심각성을 일깨운다. 제각각 악역의 모습을 한 등장인물들을 통해 여러 입장을 살펴볼 수 있고, 주인공이 부정적인 행동의 고리를 스스로 끊어 내는 과정을 보며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서로의 사적인 상황을 이해하며 미움의 간극을 좁힌다. 작가는 어느 한 명 미워할 수 없는 소설 속 아이들과 닮은 청소년들에게 푸른 날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나도 너 때문에 힘들었어.”
피해 학생이었던 가해 학생의 이야기,
엄마라서 힘든 엄마와 딸이라서 아픈 딸의 이야기
‘엄지척’이 늘 자신을 향해야 하는 진가인, 언제부턴가 푸르던 일상이 푸르뎅뎅하게 멍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