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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젠더 - 이반 일리치 전집
저자 이반 일리치
출판사 사월의책
출판일 2020-07-10
정가 17,000원
ISBN 9788997186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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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글

제1장 성차별로 이룬 경제 성장
세뇌된 언어들 / 경제적 중성의 시대 / 성장을 포기해야 하는 이유

제2장 보이지 않는 성 경제
보고되는 경제 / 보고되지 않는 경제 / 그림자 경제 / 그림자 경제와 성차별 / 빈곤의 여성화

제3장 젠더로 이루어진 세상
모호한 상보성 / 사회생물학의 성차별주의 / 사회과학의 성차별주의

제4장 토박이 문화 속의 젠더
젠더와 도구 / 젠더, 지대, 상업, 수공업 / 젠더와 친족 / 젠더와 결혼

제5장 젠더의 공간과 시간
젠더 구분하기 / 젠더와 가정 / 젠더와 현실 이해 / 젠더와 말

제6장 젠더의 역사
젠더 경계 넘기 - 금기와 ‘파네’ / 동성애의 역사 / 양심을 발명하다 / 성의 도상학

제7장 경제적 중성의 시대
다시 쓰는 젠더의 역사 / 과학으로 지어낸 과거 / 마지막 이야기

주와 참고문헌
해설: 박경미 (이화여대 교수
■ ‘젠더’란 무엇인가?

이 책 『젠더』에서 일리치가 말하려는 요지는 책의 첫 머리 문장으로 요약된다. “산업사회는 두 가지 신화를 창조했다. 하나는 이 사회가 성적인 계보에서 나왔다는 신화이고, 다른 하나는 평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신화이다.”(본문 15쪽 저자의 말인즉, 성차별이 만연했던 과거 사회가 오늘날 성평등으로 나아가고 있는 게 아니라, 남녀간 차별이 아닌 젠더의 차이에 기초했던 사회가 오늘날 성 중심의 사회로 변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젠더’란 무엇인가? 흔히 젠더(gender는 두 번째 성, 곧 태어날 때부터 가지는 생물학적 성(sex에 비해 사회적이고 후천적으로 주어진 성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일리치의 생각은 이 지점부터 다르다. 인간은 애초부터 암수의 동물로 환원할 수 없는 존재이며 그렇게 존재했던 적이 아예 없다는 것이다. 성을 원초적인 것으로 보는 것은 근대 과학의 획일적인 동질화 논리에서 나온 허구의 관념일 뿐이다. 갓난아이는 몸을 뒤척이고 손을 뻗을 때부터 젠더의 눈으로 세상을 지각한다. 왜냐하면 아이를 둘러싼 문화와 환경이 그렇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본문 126쪽 참조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문화와 젠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젠더는 사라지고 성이 지배하는 세계, 그리하여 성차별이 만연한 세계가 되었을까? 일리치는 그 이유를 경제적 측면에서 찾는다. 서로 다른 젠더가 합심하여 공유의 환경을 일구며 살아가던 세계에 모든 것을 평평하게 문질러 균질화한 화폐 및 시장의 논리가 침투하면서, 젠더를 상실한 중성화된 경제적 행위자만이 남게 되었다는 것이다. 공동의 생계를 위해 남녀가 합심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근대가 발명한 ‘희소성’의 가치를 위해 누구나 똑같이 상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사회에서는 재생산의 경제적 단위인 ‘성’이면 충분하다.

■ 상보성과 비대칭성의 원리

일리치는 과거의 삶과 문화가 ‘젠더’에 의해 가능했던 이유로 상호보완성과 비대칭의 원리를 든다. 어느 문화에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