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을 사랑으로 착각하는 부모를 위한 양육 지침서
이전보다 자녀 수는 적어졌고 물질적으로는 풍족해졌다. 하지만 경쟁은 더 치열해졌고 세상은 더 흉흉해졌다. 자녀를 사랑하고 자녀가 잘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지만, 부모가 자녀를 대하는 방식은 바뀐 세상만큼이나 크게 변했다.
이전에는 극성맞다고 눈살을 찌푸리던 일들, 예를 들면 놀이터에서 아이를 졸졸 따라다니며 위험한 놀이기구는 못 타도록 간섭하는 일, 두 살부터 아이를 문화센터에 등록시키는 일, 아이의 스케줄을 일일이 관리하는 일, 아이의 학교에 찾아가 선생님과 수시로 상담하는 일 등이 지금은 당연한 부모의 도리가 되었고, 다섯 살이 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거나 일곱 살 아이를 혼자 심부름 보내면 무책임하거나 안전불감증인 부모라고 비난받게 되었다.
오늘날의 부모들은 역사상 정서적으로 가장 긴장된 상태에서 아이에게 올인한 채 양육에 임하고 있다. 물론 스스로 아이에게 집착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는 없다. 모든 부모는 자기 입장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녀가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을 갖는 것이 인생의 최고 목표라면, 자녀가 좌절하는 상황을 견디기가 힘들다면, 자녀에게 투자한 만큼 아이가 좋은 성과를 내기를 은근히 기대한다면, 자신의 양육법을 한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실패 제로’로 키우지 말고 ‘실패 오케이’로 키워라
한때 타이거맘으로 불리는 호랑이 육아법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다. 하지만 아이를 철저히 통제하는 엄격한 양육법이든 아이 위주로 모든 것을 사고하는 과잉보호든 ‘자녀의 성공’이라는 동일한 결과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이런 부모들은 아이가 최대한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실패로 인해 좌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실수를 용납하지 않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기회를 주지 않은 탓에 독립적인 자아를 형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아이들은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고, 허둥대며, 일이 잘못되면 무조건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