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내며 … 4
시작하는 이야기_ 평범하게 살기 힘든 세상 … 11
01 누가 물결을 출렁이게 했나?
시그네틱스, 꿈의 공장? … 19
거평, 불행의 시작 … 24
정혜경이 누구야? … 34
파업 전야 … 39
02 투쟁의 파도에 몸을 싣고
장비 반출 … 57
가족대책위원회 … 69
남성 조합원들 … 73
파주가 아니면 안 되었나? … 79
03 파도를 베어내기 위한 칼날들
징계와 가압류 … 87
수배와 구속 … 95
중앙노동위원회의 뒤통수치기 … 100
04 다시 파도여 몰아쳐라
노숙투쟁의 날들 … 107
산업은행 압박 투쟁과 알몸수색 … 117
한강대교 고공농성 … 123
집단 단식농성 … 132
산업은행 2차 압박 투쟁 … 139
05 파도의 울음소리
어린이집 철거 … 151
생계라는 일상, 여성이라는 굴레 … 158
석포제련소, 영풍의 또 다른 얼굴 … 167
시그네틱스는 산재로부터 안전한가? … 175
06 기나긴 소송전
1차 승소─김앤장과 맞서다 … 185
복직 후 생활 … 192
2차 해고와 복직 … 197
3차 해고와 또 한 번의 승리 … 212
기쁜 마음으로 찾아간 대법원 … 224
정리해고는 정말 불가피한가? … 228
07 여전히 끝나지 않은 싸움
복직 대신 휴업 … 235
새로운 거점, 광화문 … 238
소모품으로 내몰리는 노동자 … 246
자꾸 부화하는 계란 … 249
맺지 못한 마무리_ 갈 길은 간다 … 257
‘가치에 가치를 더하다’?
영풍, 그들은 노동의 가치를 모른다
시그네틱스 문제에 대해 영풍그룹은 계열사 문제이므로 자신들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영풍그룹은 1994년에 영풍문고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하자 직장폐쇄를 단행하며 노동조합을 무너뜨린 전력이 있다. 지금도 영풍그룹은 안산에 영풍전자, 코리아써키트, 인터플렉스 등의 전자업체를 거느리고 있으나 모두 간접고용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노동조합도 없다. 삼성 못지않게 무노조 경영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곳이 영풍그룹이다. 영풍문고의 이미지에 가려 있지만 다른 계열사인 경북 봉화에 있는 영풍석포제련소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전형적인 한국형 천민자본주의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기업이 영풍이다.
시그네틱스가 모토로 내건 ‘가치에 가치를 더하다’에 나오는 ‘가치’는 과연 어떤 가치였을까? ‘자연 그리고 사람 중심의 회사’라는 문구에 들어 있는 ‘사람’이라는 말 속에 과연 노동자가 포함되기는 하는 걸까? 그런 의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은 길고 험난한 투쟁으로 이어져야 했다.(본문 24쪽
시그네틱스 노동자들의 투쟁은 이러한 영풍그룹의 본질을 폭로하고, 나아가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
우리는 오늘도 거리에 있습니다
재판을 통해 조합 간부와 열성적인 조합원 29명을 제외한 조합원들은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복직한 조합원들은 경영 악화를 이유로 다시 해고되었고, 2차 복직 후 같은 이유로 또 해고되었다. 그리고 2018년 9월에 다시 승소했으나 회사는 휴업처리를 하며 복직을 시키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휴업 무효 소송을 걸었고, 법원에서 승소했으나 회사는 항소와 함께 노동자들에게 아무런 일도 주지 않은 채 하루에 세 시간 정도씩 텅 빈 사무실에 앉아 있다 가도록 했다.
1차 해고자로 복직을 못 한 채 정년 나이를 넘겼지만 여전히 조합원으로 활동하는 사람도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