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역사는 우리 모두의 역사,
‘모두를 위한 과학’을 보여주다
‘과학’하면 특별한 전문 분야라는 생각이 들면서, 높은 탑 안의 고독한 현인이 또는 세상으로부터 고립된 과학자가 자신만의 실험실에서 연구에 몰두하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 이미지는 매력적이지만, 과학을 세상과 동떨어진 고립된 분야로 인식하게 만든다. 하지만 과학은 우리가 대표적으로 알고 있는 과학자들만이 이뤄냈던 성과물이 아니다. 과학자의 이름으로 대표되는 성과가 발현되기까지 이름 모를 수많은 사람이 그것에 대해 고민하고 토의하고 실험을 반복하며 과학적 토대를 만들어낸 것이다. 역사적 관점에서 수백, 수천 명의 활동을 염두에 두지 않고는 과학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과학은 문화의 일부분으로서 인간 친화적 속성(humanity이 강한, 인간만의 독특한 활동으로 정의될 수 있다. 과학의 역사를 살펴보면 ‘과학이란 대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과학이라는 뚜렷한 실체가 없다’로 정리된다. 과학은 통합되고 연속된 신념의 덩어리도 아니고, 단 하나의 과학적 방법을 통해 포착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제대로 과학을 이해하려면 과거에 대해 그리고 다른 문화에 대해 갖고 있는 우월감을 버리고 역사 전반에서 인류가 이뤄냈던 과학을 당시의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이 책은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의 1장과 2장은 고대 지중해 세계의 과학과 고대 동양 세계의 과학을 각기 다룬다. 3장과 4장은 현대 이전의 동양과 중세 서양 및 중동 지역의 과학을 다룬다. 이 기간 동안 이슬람 과학과 기독교 과학의 전통과 실행 방법이 얼마나 밀접하게 서로 얽혀 있음을 보여줄 것이다. 그다음 5장과 6장에는 과학혁명과 계몽 시대의 과학이 등장한다.
2부의 7장과 8장, 9장은 현대 과학의 세계관과 관련 제도의 핵심적 특질의 출현에 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들려준다. 실험 문화의 발전, 자연을 대하는 새로운 방식, 생명의 근원에 관한 새로운 사고방식의 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