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낯선 세계의 비밀을 찾아가는 시간 여행이요, 모험 이야기로 읽더라도 손색이 없습니다. 민제가 할아버지를 대신하여 사명감을 안고 뛰어든 뒤주 속의 세계에서는 원하는 곳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위험성도 점점 더 커집니다. 목적을 이루려면 그야말로 목숨을 건 모험을 통과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통과의례는 성장의 기본 전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것들도 자연의 법칙을 따를 때에만 현실로 바뀔 수 있습니다. 분단현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이 작품은 시간 여행이라는 초자연의 상상력으로 즐거움을 줍니다만, 자연의 법칙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의 엄증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