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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화가는 무엇으로 그리는가
저자 이소영
출판사 모요사출판사
출판일 2018-07-27
정가 17,500원
ISBN 9788997066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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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화가의 작업 도구로 미술의 역사를 읽다

01 동굴 벽화|불이 만든 색
02 템페라|부엌에서 태어난 물감
03 액자|예술가의 동료, 목수
04 판화|프레스기를 돌리는 화가 뒤러
05 안료|먼 곳에서 온 신비한 색, 코치닐
06 캔버스|자유를 얻은 그림
07 광학장치|극장에 간 풍경화가 게인즈버러
08 종이|터너와 23개의 스케치북
09 팔레트|아이콘이 되다
10 합성물감|고흐의 노랑은 늙어간다
11 백내장|화가의 직업병
12 아크릴 물감|플라스틱으로 그리다
13 E.A.T.|엔지니어와 일하다
14 아폴로 프로젝트|예술가는 우주로 갈 수 있을까

에필로그|물감 없는 시대의 그림 그리기
도대체 이 그림은 뭘로 그린 거야?
화가들이 쓰는 도구로 살펴본 새로운 미술의 역사


고루한 미술사가 새롭게 다가온다

구석기 화가들이 동굴 벽에 그린 거대한 소의 형태와 스타일을 말하기보다 그들이 전복껍데기를 팔레트 삼아 황토와 숯, 태운 뼈로 만들어낸 색채의 다양성에 주목하고, 달걀과 식초를 섞어 만든 템페라의 놀라운 색감과 보존 능력에 찬사를 보낸다. 얀 반에이크의 붉은색에서 빨강을 얻기 위한 치열한 투쟁을 읽어내고, 강렬한 노랑의 대명사가 된 고흐의
<해바라기>
에서 크로뮴옐로의 갈변 현상을 직시한다. 캔버스는 단지 유화를 그리기 좋은 바탕천이 아니라 화가에게 배의 돛처럼 둘둘 말 수 있는 자유를 선사한 기특한 재료이며, 종이의 비약적인 발전은 터너의 혁신적인 수채화를 읽는 열쇠다. 유화 물감을 단숨에 제치고 현대미술의 제왕으로 등극한 아크릴 물감은 플라스틱의 발명 없이 탄생할 수 없었고, 현대미술의 악동들이 엔지니어를 파트너로 삼지 않았다면 현대미술은 지금과는 달랐을 것이다.

이 책을 쓴 저자 이소영은 책을 쓰는 내내 사금을 캐겠다며 강바닥을 뒤지고 다니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미술사에서 도구와 재료, 기술로 그림을 읽으려는 시도를 좀처럼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수년 동안 “이 그림은 무엇으로 그렸을까”라는 천진한 질문을 화두로 삼아 헤맨 끝에 그녀는 비로소 “고루하던 미술사가 다시 흥미진진해졌다”고 고백한다. 저자의 끈질긴 호기심과 진지한 물음 끝에 탄생한 이 책은 어쩌면 그림을 읽는 새로운 도구, 미술사에 한 걸음 더 들어갈 수 있는 최신의 도구라고 할 법하다.

이 책을 도구로 삼아 그림을 보라.

마트에 쌓인 달걀을 보며 피에로 델라프란체스카를, 부엌 찬장의 밀가루 봉지를 보며 렘브란트를, 모니터의 그림판 팔레트 아이콘을 보며 르브룅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책의 첫머리에는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화가들의 도구와 재료의 ‘연표’가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