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한국 무용계의 현재를 볼 때 매우 이례적이다. 책 제목에서 세 명의 안무가 이름을 전면에 내세웠다. 원로나 작고 무용가가 아니고선 흔치 않은 일인데, 혹 선배 무용가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된다. 그도 아니면 자신들의 의도완 상관없이 웬 잘난 척, 하는 질시어린 시선을 감내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화일보 문화부장으로, 춤 평론가로 오랫동안 한국의 춤 현장을 지키며 현대무용의 안무 흐름 또는 전략에 대한 평을 써 왔던 저자는 [한국 현대무용 돋보기]의 첫 연구주제로 ‘정의숙 전미숙 안은미’ 이 세 명의 안무가를 선택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2010년 한국 현대무용 작품 가운데 평론가와 무용가, 관객과 기획자 모두로부터 가장 주목받은 작품이 정의숙의 [자유부인 2010], 전미숙의 [아모레, 아모레 미오], 안은미의 [바리-저승편]이었다.
우연히도 이들 세 작품의 주인공이 한국 현대무용의 도입, 전개, 백화제방 세 시기에 속한 연령대의 인물로 각 시기를 대표할 만한 인물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더욱이 이들 작품에는 한국적 정서에 뿌리박은 토속미, 글로벌 시대의 다양한 첨단 테크닉 등 한국 현대무용의 자양분을 모두 품고 있으며 앞으로의 비전까지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 현대무용은 아직 본격 연구가 부족한 상태’임을 지적한다. 총론은 물론이고 실증적이고 구체적인 작품론, 작가론 등 각론이 부족한 한국 무용계에 이 책이 그 출발점이기를 바란다. 또한 앞으로 무용이론에 입각한 원론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한, 작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기를 원한다. 한 사람의 삶에는 그가 살아온 시대의 역사가 오롯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고전적 단아함 - 정의숙
본격 유학파 1세대로 한국 현대무용 도입기와 발전기를 잇는 징검다리로 평가받는다.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안무 작업을 선보인,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나이 좀 있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