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을 위한 필수요소에서, 부와 권력의 상징이 되기까지
과학과 역사, 문화로 살펴보는 물과 인간의 관계!
▼ 물을 들여다보다
지구가 품고 있는 다양한 생명군의 기원에 대해서는 아직 누구도 ‘정답’을 외칠 수는 없다. 하지만 물이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데는 누구도 이견을 달지 못할 것이다. 무한정 써도 상관없을 거라 믿었던, 물. 한없이 믿었기에, 소중하게 다룰 필요를 느끼지 않았던 것이 바로 물이 아닐까? 모든 쓰레기, 오물, 오염, 불순물을 스스로 정제시킬 거라 믿음은 저 먼 과거의 이야기일 뿐, 이제 인류는 어떤 자연의 물도 마음껏 마시기를 두려워한다. 자연 속에 흐르던 물은 사라졌고, 댐에 갇혀 썩어가는 물에 인류는 역공을 받고 있다.
이 책은 물과 인간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인간이 물을 어떻게 체험하고, 물에 대해 어떤 믿음과 이해를 갖고 있는지, 그래서 어떻게 물을 이용하는지를 설명한다. 인간은 수많은 문화적 렌즈를 통해 물을 숭배하고 사랑하고 두려워했으며, 물로 연결되고 물 때문에 싸움을 벌였다. 담수 자원을 둘러싼 갈등이 심해지고 심지어는 바다조차도 기후 변화와 오염의 압박을 느끼는 오늘날의 현실에서, 우리와 물의 생명 문화적 관계는 인간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종의 안녕에도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 물을 길들이다
제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는 농경으로의 이행을 ‘인류 최악의 실수’라고 일컬었다. 농경은 인류에게 ‘발전’이라고 간주되지만, 다이아몬드가 농경을 바라보는 태도는 강경했다. 농경이 저주이든 축복이든 그로 인해 인간과 물의 관계는 급격하게 변했다. 농경 사회가 시작되면서 인류가 물에 대해 보다 주도적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와 함께 일어난 인구 팽창은, 사회와 정치 조직 동시에 영향을 미쳤고, 권력 관계에 많은 불균형을 가져왔다. 물을 길들이려는 관개 기술의 급성장은 인간 사회의 지도자들을 점차 신격화했고, 왕은 사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