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조각에 비추어 내 감정을 마주하는 시간
“티 없이 순백한 종이 결 따라 연필 한 자루 짊어 메고, 마음 가야 할 곳 어디인가 자연에게 묻고 물어 길 떠난다.” (p.13 『자연스러운 마음』은 아홉 뼘짜리 책상에서 여정을 시작하여 호수로, 강으로, 바람결로, 꽃길로, 나루터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진정한 ‘나’의 마음과 마주하기 위한 방법으로 저자는 자연에 질문을 던져보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1부를 ‘물, 바람, 꽃, 산’으로 구성하고 호수에서 그 첫 질문을 시작한다. 말없이 호수를 한참 동안 응시하며 바닥 깊이 가라앉아 있던 여러 마음을 길어 올려본다. 그 마음들이 다 좋을 리는 없다. 하지만 슬픔 감정도 구슬처럼 각자 빛나고, 그 감정들을 꺼내어 정리하고 나면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여정을 이어갈 수 있다.
슬픔에도 색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 빛나는 물의 색.
_p.23, 「오색 구슬」 중에서
이후 꺼내놓은 감정들은 바람결을 따라 제 길을 찾는다. 그리고 그렇게 감정의 길을 찾고 나면 ‘푸른 꽃길’을 지나 자신을 포함한 주변의 마음도 들여다볼 줄 알게 된다. 그다음은 선택의 순간으로, ‘산’ 너머의 새로운 세상으로 여정을 이어갈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비어 있는 종이를 꺼내두고, 마음껏 나를 그려보는 시간
새로운 여정을 이어가기로 마음먹은 이들에게 2부 ‘마음’이 열린다. 1부에서 마주한 여러 감정들을 잘 골라내어 종이 위에 표현해볼 차례다. 종이를 자르고, 이어 붙이고, 따라 접고, 감싸 안고, 그려 쓰는 동작을 포착하여 사진으로 담았고, 종이라는 비어 있는 공간에 나의 감정을 마음껏 표현하는 것의 기쁨을 나누고자 했다. 나를 마음껏 쏟아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내가 깨달은 감정을 곁의 소중한 사람에게 종이에 잘 그려 써서 전할 수도 있다.
백白의 공간에서는
미안하고,
고맙고,
그리운 이와 함께
밤이 짙도록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_p.114, 「그려 씁니다」 중에서
1부가 자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