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내며ㆍ그 그림, 그 눈빛
1부. 일상의 민낯
파랑으로 가는 길
안마의 여왕
내 혈관에는 커피가 흐른다
보라의 그리움
치킨은 사랑
누구나 같은 속도로 어른이 되지는 않는다
정든 달걀 프라이
짧지만 강렬한, 행복의 스위치
다정함만 거두기에도 시간은 모자르다
퇴근 후, 발레를 배웁니다
사랑의 사치
눈웃음의 효능
2부. 그녀의 얼굴
낯선 얼굴의 사랑
프로 부케러의 미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
미인을 품었던 쓸쓸한 당신
삶의 태도를 결정하라고 들볶는 무엇
생을 감내하는 사람
인형뽑기방에는 외로운 사람들이 모인다
내 안에는 전갈이 산다
작은 심장, 다정한 마주침
너무 애쓰면서 살지 마
3부. 마음의 거울
궁극의 우아함
연필을 깎으며 삶을 다듬을 때
속물성 혹은 현실 감각
이별의 슬픔은 무엇을 남겼는가
진심으로 머리를 숙일 때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별 같은 영혼
헬조선을 살아가는 방법
민들레 홀씨 날리듯
손발이 묶여도 사랑만큼은
당신 덕분입니다
참고한 책들
그림과 눈을 마주치고 관계 맺기
『그림의 눈빛』은 지은이가 직장인으로서, 생활인으로서, 여성으로서 경험한 일상에 그림을 짝지어 펼치는 그림 에세이다. 전작 『그림은 마음에 남아』로 빠듯한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그림에서 얻은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시선’이라는 키워드에 방점을 찍고, 그림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돌보며 그림과 관계 맺는 법을 이야기한다.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의 상황을 파악하거나 정물화나 풍경화에 얽힌 이야기를 짐작해보고, 그림 속 대상이 느끼고 있을 기분을 가늠해보며, 그의 행동이 어떤 의미를 담을지 생각해본다. 그리고 자신도 그와 비슷한 기분을 느꼈던 때가 있었는지 질문을 던지며 그림을 통해 자신의 현재를 진단한다.
“커피 마시는 여농은 아무런 감정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카미유 피사로의 시선과 붓질은 그녀를 향한 애틋한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매일 아침마다 자연스럽게 들이키는 커피는 곧 노동의 시작을 알린다. 이처럼 당연한 노동과 당연한 하루에 피사로는 안타까움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노동에 뛰어들기에는 너무 어린 그녀에게 느낀 애틋함, 매일의 노동에 대한 존경과 위로 같은 감정이 그림에 스며 있다.”_「내 혈관에는 커피가 흐른다」에서
지은이의 그림 읽기는 그림을 천천히 바라보고 그림과 대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그림이 감상자의 삶 속으로 들어와, 감상자의 삶을 기억하고 재현해준다는 사실을 자신의 이야기로 증명해나간다.
지은이는 루마니아의 화가 슈테판 루키안의 「머리 감기기」를 보고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머리 감기기」는 누군가가 아이의 머리를 감겨주는 모습을 포착하고 있는 그림으로 따뜻한 온기가 가득한 작품이다. 이 그림은 지은이를 어린 시절 눈이 펑펑 내리던 강원도의 외할머니 댁으로 데려가, 따뜻한 방 안에서 자신의 머리를 감겨주던 할머니의 손길을 느끼게 한다. 지은이는 이 그림에서 “사랑의 시선은 사랑의 대상 위에 붓질처럼 쌓인다”라는 메시지를 읽어내고 빛바랜 기억에 선명한 색감을 덧